| [문학마당]아마릴리스-엄마는 외국인 / 시 김양자 |
| 2021년 01월 04일(월) 1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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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넷이 갑오징어 먹물에 수다를 섞고 흰 살을 더듬으며 세피아빛 사랑과 따끈한 밥상에 가벼운 술잔을 기울이자고 했을 뿐인데, 오물처럼 탁한 채도를 어찌할 수 없어 비릿한 언어를 안으로 굴렸지
굴렁쇠가 붙들고 달아난 뜨거운 감정, 알아들을 수 없는 간절함을 추스르지 못한 채 성급함을 드러냈던 것이 화근이었어
마음이 열리면 몸도 열리고 언어도 열릴 거라는 믿음은 속수무책으로 겉도는 허당, 가슴에 자갈 몇 개 바스락대고 심오한 모래는 쌓여만 가고
오직 선한 눈빛이 훔치는 것은 묵묵하게 걸쳐 있는 수평선, 바다가 송두리째 그리움인 건 고향의 끝에 있기 때문일까
썰물이 실어간 소식은 잘 도착했는지, 사구 귀퉁이를 힘없이 툭툭 건드리자 왜 갑자기 소나기는 내리는지, 눈물겹게, 이국에 헐렁한 뿌리를 내리고 가까스로 소속감*을 움켜잡고 힘없이 꺾이는 텅 빈 가슴
fit in 울지 않아 이국적인 상품의 최적화는 웃음이라서
No, Net fit in 살고 있음에 살아야 하므로
* 대담하게 맞서기의 저자 브레네 브라운은 소속감이란 fit in(맞춰 들어가야 한다)가 아니라 Net fit in(본인 모습 그대로 소속되는 것)이 진짜 소속감이라는
<김양자 약력>
▲디자인학 박사
▲뷰티디자인연구소 소장
▲미용장
▲광주 문인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