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3)송화마을교육네트워크

책·문화예술 활용 아이·마을 함께 키운다
13개 단체 회원 30여명 자발적 참여 사업추진 활발
영화제·건강걷기 등 ‘온마을 배움터’ 프로그램 운영
문화·생태·인권 포괄 상생교육 통한 문화공동체로

정겨울 기자
2021년 01월 18일(월) 20:07
송화마을교육네트워크는 책과 문화, 생태와 인권을 포괄하는 교육을 통한 문화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위로부터 지난해 11월14일 광주 남구 노대동 디마레카페 앞에서 열린 마을 축제 ‘네 꿈을 펼쳐라’ 현장, 청소년 마을기획단 ‘응답하라 송화마을’ 회의 모습. <송화마을교육네트워크 제공>

광주 남구 송화마을은 아파트 단지가 새로 형성되면서 대규모 주거단지를 이룬 곳으로, 아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은 작지만 그 안에서 이뤄지는 주민들의 힘은 실로 크다. 마을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독서동아리를 꾸리고 모여 책과 문화예술을 매개로 소통하고 있어서다.

송화마을교육네트워크는 13개 단체(책문화공간봄·물빛작은도서관·숲속작은도서관·책&문화예술연구소·노대동주민협의회·세대소통놀이문화공동체통·협치마을네트워크·느티나무탐험대·진남중·진남초·진제초·효덕동주민센터)가 속해 있다.

이들은 문화예술과 마을공동체 프로그램으로 독서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시의 마을교육공동체 온마을학교 사업에 선정돼 스스로 성장하는 마을문화학교 ‘봄:마실’을 운영 중이며, 마을강사 포함 30여명의 회원들이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은 4년째다.

송화마을교육네트워크는 마을교육공동체 활동 성과를 인정받아 2017-2019년 광주시 마을교육공동체사업, 인권마을만들기, 광주지속발전협의회,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사업, 협치마을사업 공동주관, 작은도서관 활성화사업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간사 단체로 활동하고 있는 ‘책문화공간봄:작은도서관’과 노대동 카페 디마레에서 매월 1회 정기 회의를 갖는다.

이들은 ▲마을문화학교 ‘봄:봄’ ▲온마을 배움터-마을이 교실이다 ▲다같이 놀자 ‘동네마실’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먼저 마을문화학교 ‘봄:봄’은 마을강사를 육성해, 마을의 문화를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출발한 것이다.

송하마을은 공립학교 중심으로 학군이 조성돼 있어 초등학교 졸업 후 인근의 진월동이나 봉선동 등으로 아이들이 빠져나가는 현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문제의식을 느낀 진남중 또한 2019년 ‘우리 마을의 교육 문제는 뭘까?’를 주제로 한 포럼을 진행, 학생과 학부모, 주민이 자발적으로 나서 마을교육공동체를 구성하고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동네를 만드는 데 앞장서 왔다.

이에 그림책과 생태 등 마을과 관련된 콘텐츠를 활용해 관심 분야에 따라 동아리를 꾸리고 각자 마을문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이 단체들은 지난해 말 마을의 빈 공간을 활용해 생태전문도서관을 만들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온마을 배움터-마을이 교실이다’는 ‘유스 온’(YOUTH ON) 송화마실-마을청소년 미디어 동아리, ‘함께 그린(GREEN) 마실’-마을생태학교, ‘동네탐험’ 마실-우리동네 마을길 만들기, ‘북(BOOK)’ 마실-진남초, 진제초 다문화수업, 그림책인성수업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스 온’ 송화마실은 올해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함께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마을 홍보영상을 만들었다. 이 영상은 지난해 11월 마을축제때 59초마을영화제에서 선보인 바 있다.

‘그린마실’은 생태마을 강사들이 ‘건강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진남초 옆 숲길과 둘레길을 걸어보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과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식물과 자연환경 등에 대해 지식을 쌓고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동네탐험 마실’은 송화마을 내 책거리를 꾸미는 활동을 진행했다. 주민과 아이들이 마을 안의 거리 곳곳을 탐방하며 명칭에 맞는 거리를 소개하고, 지도를 그려보며 마을의 아름다움을 살폈다.

‘북마실’은 도서관과 학교(진남초, 진제초)를 연계해 다문화수업과 그림책을 통한 인성 수업을 진행했다. 마을강사들이 그림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의 인성과 자존감, 친구관계 등 인권에 관한 수업을 중점적으로 운영했다.

마지막으로 다 같이 놀자 ‘동네마실’은 송화마을에서 매년 1회 진행하는 마을축제를 꾸리는 프로그램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행사를 축소해 하루동안 ‘청소년버스킹’과 59초마을영화제-네 꿈을 펼쳐라’를 진행했다.

이처럼 이들은 스스로 성장하는 마을청소년을 만들기 위해 청소년 기획단 활동과 마을미디어 동아리활동을 통해 마을의 문화를 직접 만들어가는 주체적인 청소년으로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선아 마을교육공동체 코디네이터는 “송화마을과 학교, 주민이 하나가 돼 미래의 아이들에게 삶의 배움터인 마을을 더 알게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운영 중”이라며 “마을강사 양성과정을 통해 마을배움터에서 다양한 분야의 수업에 강사로 참여, 생태마을학교 동아리를 확장시켜 진남초 생태수업 환경 특별 프로그램 등 마을생태환경교육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코디네이터는 “코로나19로 힘든 와중에도 아이를 키우고 마을을 키우는 상생교육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도서관과 학교, 주민들이 힘을 더해 ‘문화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위로부터 회의 중인 송화마을교육네트워크 회원들, ‘유스 온’(YOUTH ON) 마을 홍보영상 제작 모습, 생태교육지원단 느티나무탐험대의 체험 현장.


김순정 책문화공간봄 작은도서관장
[인터뷰] 김순정 책문화공간봄 작은도서관장 “주민 모두가 배움 나누기 앞장 협동조합 운영 지속사업 기대”

“마을이 학교와 함께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서로가 학생이자 교사로서 배움을 나누는 데 앞장서고 있어요. 책을 기반으로 문화예술, 나아가 교육까지 주민들이 나선 자발적인 움직임이라는 데 의미가 있죠.”

송화마을교육공동체의 간사단체인 책문화공간봄 작은도서관의 김순정(50) 관장은 이같이 밝혔다.

김 관장은 올해로 8년째 송화마을교육공동체 일을 함께하고 있다. 거주지는 송화마을이 아니지만, 책문화공간봄 작은도서관에서 근무하며 마을 일을 함께 보고 있다.

“송화마을교육공동체는 말 그대로 아이들 교육을 목적으로 처음 출발했어요. 마을학교, 마을배움터를 주민들이 만들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했습니다. 특히 주민들이 모이는 거점이 도서관이다 보니, 책과 함께하는 콘텐츠가 많아요. 그래서인지 인근 학교에서 도 저희 모임의 교육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있어요.”

송화마을교육공동체는 초기부터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책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주민들이 책을 통해 소통하고, 정기적인 ‘북페스티벌’을 열며 ‘책마을’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책과 함께 교육하고 이를 문화예술, 생태 등으로 엮어내다 보니 주변 학교와의 협력도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성과가 있어서죠. 학부모들의 참여도 두드러져요. 엄마들이 누구나 자치적으로 느티나무 생태탐험대, 대의원회의, 동아리 등을 꾸리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생자치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지금은 주민 전체의 문화로 많이 확산이 된 점이, 외부인의 관점으로 봐도 매우 감동적이에요.”

학교와 마을을 연계해 아이들을 교육적으로 키우는 데 목적을 뒀다면, 지금은 마을 주민들 전체가 함께 마을에서 배우고, 익히고 자기가 배운 것을 다시 공유하고 있다. 이 마을에선 누구나 학생이자 교사가 될 수도 있는 것. 비영리단체로 운영을 해옴에 따라 어려운 점도 있다. 지속적인 비용지원이 없고 대부분 재능기부나 봉사 개념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지원이 없으니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머무를 수 없는 환경임에 따라 사업이 단기적으로 끝나는 한계가 있다.

이에 송화마을교육공동체는 지난해 ‘인생학교봄’이란 이름의 협동조합을 통해 자생적인 마을기업을 만들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인생학교봄’은 송화마을교육공동체에게는 소중한 기회이자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서 작용한다. 생애주기별 맞춤교육을 통해 마을을 기반으로 한 ‘인생학교’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협동조합을 통해 자생적으로 공동체를 이끌어나갈 힘을 키우게 됐습니다. 어머니들은 학교에서 직접 생태강사가 돼 수업을 하고, 퇴직한 어르신들이 유치원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등 교육공동체가 1년 주기의 단기적 사업에 그치지 않고 오래오래 마을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정겨울 기자
정겨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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