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마한 유적 가치 재발견 작업 서둘러야

2021년 02월 18일(목) 19:12

최근들어 백제와는 달리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웠던 영산강 유역 마한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마한역사문화권을 포함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올 6월부터는 시행에 들어가는 등 제도적인 뒷받침도 마한 열풍에 한 몫하고 있다. 근래 10년 사이 전남지역에서는 마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학술대회가 잇따르고 나주시와 영암군에서는 축제를 여는 등 그 가치를 찾고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전남도는 마한의 역사적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해마다 발굴 작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전남지역 마한 유적은 모두 751곳으로 집계된다. 국가 지정 4곳, 도 지정 33곳, 비지정 714곳 등이다.

문제는 전남지역 마한 유적 대부분이 비지정 유적이기에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속한 발굴 조사 등을 통해 가치를 재확인하고 훼손 방지대책 등을 강구해야 하는데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751곳 유적 중 발굴조사가 이뤄진 곳은 41%인 308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443곳의 유적은 미발굴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문화재 발굴 작업은 많은 시간과 함께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기에 비지정 유적에 대한 조사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전남도는 올들어 2월부터 10월까지 영산강 유역 마한 유적 14개소를 중심으로 국가 지정 및 도 지정 승격을 위한 학술 시굴·발굴조사를 실시한다. 올해 발굴 조사에는 25억원이 투입된다. 그나마 지난해 투입된 15억7천만원 보다 10억원 가량 증액됐다. 발굴 조사는 시험적으로 파 보는 시굴을 통해 훼손이 없고 역사·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유적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지난 30여년간 꾸준한 발굴조사를 통해 20여개가 넘는 유적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가야와는 달리 마한의 유적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경남권의 가야 유적은 지역별로 박물관이 세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유적정비 사업까지 마쳐 지역의 대표 관광자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대 낙동강에 가야가 있었다면, 영산강에는 마한이 있었다. 영산강 유역에서 기원전 3세기부터 4세기까지 독자 정치체를 형성했던 마한의 역사를 되찾고 유적을 보존하는 작업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