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광주비엔날레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개막 D-36 확장된 지성의 다층적 모색, 공동 생존의 삶 탐구 공동예술감독 공간·작품 설명회 이분법 구조·관습해체 시도…전시, 출판 등 온·오프라인 연결 공공프로그램 성료…팬데믹 시대 새로운 패러다임 시도 평가 김다이 기자

2021년 02월 24일(수) 19:36

제13회 광주비엔날레 나타샤 진발라(왼쪽), 데프네 아야스(오른쪽) 공동 예술감독이 24일 제1전시실에서 공간 설명 및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김다이 기자

“공동체적 지성들의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공동체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신체와 정신의 관계성을 되돌아보고,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을지 고민을 담아냈습니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한 달 여 앞두고 데프네 아야스(Defne Ayas)와 나타샤 진발라(Natasha Ginwala) 공동예술감독이 24일 광주비엔날레 최초 무료로 개방하게 된 1전시실에서 공간 및 작품 설명 간담회를 가졌다.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끝마치고 작품 설치에 본격적으로 나선 공동 예술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작품설치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팬데믹 발생 이전부터 진행해왔던 사전 리서치로 순조롭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데프네 아야스는 “이번 전시는 본 전시관을 비롯해 4개 사이트에서 전시가 이뤄지는데 국립광주박물관 전시를 보면 애도, 사후세계, 영적인 것들을 다룬 전시가 진행된다”며 “팬데믹 때문에 한게 아니라 당초 기획 중에 하나였고, 팬데믹이 터지고 나서 더욱더 연관이 되는 프로젝트가 된 것 같다. 더욱 가치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 두 차례 연기 끝에 오는 4월1일부터 5월9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의 주제로 진행되는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비서구 세계에 자리하고 있는 전 지구적인 생활체계와 공동의 생존을 위한 예술적 실천에 방향성을 두고 있다.

이번 전시는 69명의 작가(팀)가 참여해 40점 커미션 신작을 선보인다. 인지자본주의, 폭력적 알고리즘, 행성 제국주의가 드리운 미래와 겨루는 지능의 무한한 형태와 삶의 양상, 공동 생존의 다양한 방식 등을 다루며 우주론 전반을 다학제적으로 파고들었다.

현재 재단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비롯해 국립광주박물관,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광주극장 등에서 작품 설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포럼과 행진 등의 프로젝트를 막바지로 소화하면서 팬데믹 시대 관람객과의 새로운 소통방식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본 전시관 1전시실은 광주비엔날레 역사상 최초로 대중들에게 무료로 개방되면서 자유롭게 입장이 가능해 개막 전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

1전시실은 오른쪽, 왼쪽 양쪽으로 나뉘어 모두 입장할 수 있으며 벽면에는 샤머니즘박물관과 가회민화박물관의 소장품들로 꾸며냈다.

중앙에는 존 제라드, 아나 마리아 밀란의 영상작품과 오우티 피에스키의 직조 설치 작품을 비롯해 민중미술의 선구자 민정기, 사진가 이갑철, 다학제적 작업을 하는 미술가 문경원 등 한국적 맥락에서 미완의 역사와 억압된 연대기를 다룬 작품들이 묵직하게 채운다.

1전시실의 공간은 활발한 소통을 통한 사회적 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타샤 진발라는 “1전시실은 단순히 쉬는 공간이라기보다는 환영해주는 공간으로 동그랗게 돌아가는 순환구조로 구성했다”며 “여러 세대가 공존하고, 세대간의 벽을 허무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술 감독들이 4곳 사이트에서 작품 전시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팬데믹 발생 이전에 20명이 넘는 작가들을 비롯해 두 차례의 리서치를 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데프네 아야스와 나타샤 진발라 공동 예술감독은 “40개가 넘는 커미션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팬데믹 전에 작가들과 현장 리서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현장에서 얼마나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볼 수 있었고, 작가들과 협업해 진행하며, 역사적인 콜렉션이나 박물관의 콜렉션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좋은 제시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번 비엔날레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퍼블릭 프로그램과 온라인 커미션을 주목해볼만하다.

지난해 9월 개시한 공공프로그램 GB토크│ 수면으로 떠오르기는 5개월간 대장정을 마쳤다. 코로나 시대 연대와 연결된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지난 23일 진행된 ‘증강된 마음, 계산할 수 없는 것’포럼은 온라인으로 세차례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온라인 커미션은 광주비엔날레 웹사이트와 SNS채널에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내용을 다룬 출판물 ‘뼈보다 단단한’도 출간됐다. 광범위한 주제와 이슈에 관해 이번 비엔날레가 고민한 다채로운 접근법을 담고 있다.

공간 설명을 마치며 이들 공동 예술감독은 “친밀하고 공동체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며 “세계 각지에 있는 여러 참여 작가가 원격으로 비엔날레 준비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팬데믹에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매일 같이 비엔날레 준비과정에 참여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 역사상 최초로 제1전시실이 대중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1전시실에 제작된 민중미술의 선구자 민정기 작가의 벽계구곡도.

/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