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아파트 증여 새해 들어 ‘반토막’ 1월 광주 증여건수 126건…전월比 64.2%↓ 종부세·양도세율 중과로 5월까지 발생 개연성 최환준 기자

2021년 02월 25일(목) 19:23

지난해 연말 역대 최고치로 급증한 광주지역 아파트 증여가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세금 인상 대책 등의 영향으로 새해 들어 절반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본보가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거래 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지역 아파트 증여는 126건으로 지난해 12월(352건) 대비 무려 64.2%(226건) 감소했다.

이는 2019년 10월(112건)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로, 지난해 1월(173건)과 재작년 1월(230건)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지역별로 고가아파트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남구지역 증여 건수는 지난해 12월 53건에서 17건으로 67.9%(36건) 줄었고, 광산구는 109건에서 20건으로 81.6%(89건) 급감했다.

북구는 107건에서 47건으로 56.0%(60건) 감소했고, 동구(14건)와 서구(28건)는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각각 54.8%(17건), 46.1%(24건) 줄었다.

광주 아파트 매매·판결·교환·증여·분양권·분양권전매·기타소유권 이전 등의 아파트 거래 가운데 증여 비중도 지난해 12월 대비 0.15%p 감소했다.

지난해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고강도 부동산 세금 인상 대책이 잇따르면서 광주를 비롯한 전국적으로 아파트 증여가 역대로 가장 많았던 시기다.

광주에서 증여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지난해 12월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1월 이후 월간 350건을 넘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광주 전 지역이 지난해 12월17일 신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다주택자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에 매물로 내놓는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선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즉, 세제 압박을 피하기 위해 아파트 증여가 일시에 몰린 것이다.

특히 조정대상지역 내 3억원 이상 주택 증여 취득세율을 최대 12.0%까지 강화한다고 예고한 지난해 7월에는 증여건수가 272건 달했고, 그 전달인 6월에는 337건을 기록해 지난해 12월에 이어 가장 높은 증여 건수를 보였다.

7·10대책 등 관련 대책이 잇달아 나온 직후 아파트 증여는 8월 295건, 9월 147건, 10월 139건으로 줄었으나 11월 224건, 12월 352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10일 발표한 부동산보완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해 취득, 보유, 양도 전 단계에 걸쳐 세 부담을 대폭 강화했다.

오는 6월1일부터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하면 중과세율이 종전보다 10%포인트 늘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 중과된다.

이에 따라 최고 양도세율은 2주택자는 62%, 3주택자 이상은 72%가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세금 규제로 이를 회피하기 위한 증여가 이례적으로 많았다”며 “올 1월에는 증여가 예년 평균치를 밑돌면서 증여할 사람은 이미 작년에 거의 다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6월1일을 기준으로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와 양도세율 중과 이슈 때문에 5월 말까지는 증여가 발생할 개연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