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10)지산마을주민협의회 세대 공감 생태마을 가꾸기로 공동체 의식 강화 학교·교육단체·자생단체 함께 다양한 마을사업 공모 생태문화이야기 해설사 양성과정·도시 숲 체험 진행 마을내 생태·인문·문화 자원 연계 명품길 조성 계획 오승지 기자

2021년 03월 07일(일) 19:27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광주 동구 지산마을은 천혜의 자연 환경과 문화·인문자원이 한데 모여 있다는 강점을 바탕으로 마을 각계각층이 힘을 모아 새로운 관광형 미래먹거리 사업을 창출하고 있다. 사진은 마을 자원을 탐방하는 내용의 마을 방송 제작 현장.

무등산은 광주를 품은 어머니와도 같은 산으로 그 자락의 끝엔 일찍이 많은 마을이 형성됐다.

산자락 중심에 조성된 마을은 저마다 애향심을 함양해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특히 광주 동구 지산마을은 다양한 생태·문화·인문 자원이 밀집해 있는 유서 깊은 동네로, 최근 세대간의 소통과 협력으로 마을의 새로운 이야기를 꾸려 나가고 있다.

지산마을은 무등산 자락에서 비롯된 크고 작은 숲과 인근 자원들을 연계해 미래 관광형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자생단체 연계 마을가꾸기 ‘눈길’

지산마을은 지산동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18개 단체가 함께하는 주민협의회다. 마을 내 크고 작은 자생단체가 많은 가운데, 생태문화마을 조성에 젊은층 세대가 합류하면서 사업의 규모와 방향성이 다양해졌다.

특히 동산초교와 학부모, 교육 공동체, 지역아동센터가 함께 사업을 공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먼저, 지산마을은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 특성상 산과 가까워 숲이 많다는 점을 활용해 생태문화마을 사업을 직접 꾸려나갈 주민들을 모집했다.

모집 결과, 생태환경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와 기존 마을 활동가들이 참가했으며 고령의 노인층이 밀집한 동네인 만큼 자연환경과 생태를 연구하던 중장년층이 한데 모였다.

특히 숲 놀이 투어를 꾸려나가는데 앞서 동네 아이들의 체험을 고려하자 자연스럽게 학부모들의 관심이 모여들었고, 마을 활동 추진의 원동력이 됐다.

또 코로나 발생 이전부터 진행한 주민주도형 한마음 축제 이후로 마을 주민간 소통도 더 활발해졌다.

학교에서 축제를 진행하고, 교사와 학부모, 주민들이 친밀해지자 자연스럽게 마을 일에 관심이 집중됐다.

자연스럽게 지산마을의 생태문화마을 사업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이 모이기 시작했고, 지난 2019년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 본격적인 마을가꾸기가 이뤄졌다.


◇도시 숲 가치 찾기 프로그램·해설사 양성과정 진행

지산마을은 무등산에서 비롯된 도심 속 숲의 가치를 찾고, 생태문화마을로서 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했다.

먼저 지역의 여러 자생단체와 연계해 주민들이 직접 해설사가 돼 마을 생태문화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도시 숲 생태 교육을 통해 지역의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개선 및 애향심 고취 등 공동체 의식 강화에 힘을 쏟았다.

지산마을은 생태문화이야기 해설사 양성과정 교육을 바탕으로 주민 역량 강화 기반을 마련했다.

마을이 가지고 있는 생태환경을 알리고, 이를 가꾸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러(이야기꾼)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30여년 경력의 숲 생태 놀이문화 전문가 등을 초빙해 교육을 진행했다. 이는 새로운 세대와 다양한 직군의 마을주민들이 스토리텔러 양성 과정에 참여하면서 하나의 네트워크를 맺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었다.

향후 마을 어르신들을 관광투어 및 문화해설사이자 옛것을 설명해줄 수 있는 스토리텔러로 선정해 노인일자리 창출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 숲의 가치를 찾는 생태교육과 숲길 가꾸기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관내 학생 및 학부모들이 깃대봉 등산로에서 숲 속 생태 교육과 자연보호 캠페인을 병행하는 등 동네 숲의 생태문화 연구를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자연 생태를 배울 수 있는 마을 생태 숲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 마을 자치회 생태환경분과에서도 놀이숲 조성에 대한 의견이 의제로 올라왔다.

주민 전체가 참여하고 지자체가 함께 협력해 지산마을 만의 특색있는 숲 투어길을 구축할 방침이다.


◇미래먹거리 생태·문화·인문 자원으로 투어길 조성

지산마을이 추진하는 숲 투어길은 단순히 숲 속의 둘레길을 조성하는데에 그치지 않는다. 마을 내에 자리한 보물, 인문자원, 놀이문화 시설들을 연계한 종합적인 투어 관광길로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그린다.

지산마을은 무등산 자락과 가장 가까이에 위치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췄고, 일찍이 조성된 보리밥 거리와 카페거리, 지산유원지와 모노레일, 리프트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이 늘 이어지고 있다.

또 지산동의 보물인 자음사 오층석탑과 오지호 화가 작업실, 문병란 시인과 이한열 열사 자택이 있어 마을의 문화·인문학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밖에 마을의 당산나무와 100년이 넘은 우물터, 명품 은행나무 가로수길도 오랜 시간 지산마을 만의 고유 자산으로 손꼽힌다.

이에 지산마을은 각계 자생단체 및 마을 활동가들과 의견을 모아 인문과 생태를 하나로 잇는 이음길을 조성하고, 향후 숲 투어길에서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글짓기 대회 등 체험 콘텐츠를 마련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지산마을은 더 살기좋은 마을공동체로 발전하기 위해 생태·문화·인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주민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위부터 생태교육·원데이 클래스·마을자원 조사 기록 모습.

[인터뷰] 안병락 지산2동 주민자치회장 “누구나 찾는 관광형 마을로”

“마을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다양한 사업을 연계하고, 주민들의 협력을 이끌어내 관광객이 찾아오는 지산마을로 거듭나겠습니다.”

안병락 지산2동 주민자치회장은 “지산마을에는 다양한 생태·문화·인문자원이 결집돼 있는 만큼 더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지산마을은 과거 1990년대까지 활성화된 지산유원지를 중심으로 많은 방문객들이 찾았지만, 시간이 지나 구도심으로 쇠퇴했었다”면서 “최근 마을 구성원들간의 고민을 풀어나가기 위한 의견이 모이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최근 2-3년 사이에 지산마을에 카페거리가 조성되기 시작하면서 주민들과 상인들이 더 살기 좋은 마을로 스스로 가꿀 수 있도록 주민역량 강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학교와 교육공동체 등 마을 내 자생단체와 연계해 주민들이 직접 마을 사업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해 주민자치박람회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마을 학교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연구하고,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를 지향한 덕분”이라면서 “아이들에게 숲을 알려주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관심과 노력이 더해지자 전반적인 마을 사업이 활력을 띠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마을의 여러 자원들을 활용한 생태 투어길을 조성, 체험형 숲길 가꾸기 사업을 발전시키겠다”면서 “지자체와의 협의와 다양한 공모사업을 통해 소규모 재생사업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산마을은 생태문화이야기 사업과 함께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마을 협동조합을 통해 먹거리 사업도 확대시킬 예정이다.

안 회장은 “다함께 행복한 지산마을을 골자로 하는 ‘다복마을 협동조합’에서는 최근 모주장인을 통한 교육을 받았고, 과일청을 담그고 판매해 마을 수익을 창출한 성과를 얻었다”면서 “향후 투어길과 연계한 상품화로 외부 방문객이 머물다 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 회장은 “지산동에는 어르신 인구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연세 드신 분들이 옛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해 보고 싶다”면서 “주민역량 강화를 기반으로 살기좋은, 찾아오는 마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