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도립미술관 개관 특별전…오는 7월18일까지 ‘거장의 길’…전통과 현대를 가로지르다 김다이 기자 |
| 2021년 03월 22일(월) 1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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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립미술관이 22일 개관준비를 마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광양시에 조성된 도립미술관은 지역민들의 문화향유와 현대미술의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복합문화기지로 사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가 414억원을 들여 옛 광양역사 자리에 1만7천598㎡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규모로 건립한 전남도립미술관은 9개의 전시실과 200석의 대강당, 교육실, 카페, 도서실 등을 갖추고 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개관 특별기획전시로 23일부터 7월18일까지 3개국 13명 작가가 참여한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다’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세 개의 전시로 ‘의재와 남농:거장의 길’,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 ‘로랑 그라소:미래가 된 역사’전으로 구성됐다.
각각의 전시는 과거, 현재, 미래를 표상하며 이를 하나의 맥락으로 엮어 개관특별기획전이 완성됐다.
먼저 ‘의재와 남농:거장의 길’전은 전남 전통미술의 양대 산맥인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이 걸어온 예술의 길 100년을 회고하고 앞으로 이어갈 정신과 가치를 다져볼 수 있는 자리다.
의재 허백련(1891-1977)과 남농 허건(1907-1987)은 조선 말기 진도 출신의 소치 허련(1808-1893)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한국 남종화의 양대 산맥이다.
전통 남종화의 현대화를 추구한 의재와 남농은 자신들의 작품 세계를 끌어올리는 한편 수많은 제자를 양성해 전남 미술의 질적인 성장과 양적인 팽창을 이뤘다. 두 거봉은 소치 허련에서 출발한 한 뿌리라는 공통점과 동시에 작품 경향의 차이를 보인다.
의재는 관념적 남종문인화풍을 고수하며 은자의 삶을 살아간 남종문인화의 마지막 거장의 책임을 다한 반면 남농은 전통 남종화법과 현실풍경을 접목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이번 전시에는 의재의 예술관을 드러내는 ‘계산청취’, 꽃과 새를 주제로 그린 8폭의 ‘팔곡화조병풍’,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각 두 폭으로 그린 ‘산수팔곡병풍’ 등을 선보인다.
‘현대와 전통, 가로지르다’ 섹션은 한국화와 미디어아트, 설치 미술로 다양하게 구성되며 전통의 산수화와 수묵화를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재해석해 전통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하고 전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에는 김진란 & Baruch Gottlieb을 비롯해 이이남, 허달재, 김선두, 허진, 조병연, 황인기, 장창익, 세오 등 1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영암, 장흥, 여수 등 대부분 호남지역 출신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고향인 남도에 대한 향수와 애정을 현대적이고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로랑 그라소:미래가 된 역사’전은 역사와 문화, 자연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탐색하고 실험하는 프랑스 현대미술 작가 로랑 그라소(Laurent Grasso, 1974-)의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의 흐름을 국내에 전하고, 한국과 전남의 작품을 재해석한 작가의 신작을 선보이며 전남 미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2008년 마르셀 뒤샹상을 수상한 로랑 그라소는 쥬드뽐, 퐁피두센터, 허쉬혼미술관, 팔레드도쿄, 오르세 미술관에서 단체전과 개인전을 열며 세계화단의 기대와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과거를 연구하다’, ‘오토’, ‘미래식물표본실’ 등 작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신작 17점을 포함해 총 3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전남도립미술관 개관을 기념해 특별히 제작된 신작 ‘과거를 연구하다(Studies into the Past)’ 연작은 해남이 본관인 조선의 화가 공재 윤두서의 작품 ‘말 탄 사람’과 한국 고유의 진경 산수화풍을 창시한 겸재 정선의 작품 ‘금강내산총도’을 로랑 그라소만의 독특한 해석으로 탄생시킨 대형 회화작품이다.
로랑 그라소의 작업은 일상 속에 숨겨진 의미를 되새기고 새롭게 나아가는 힘을 표현하고 있다.
아울러, 성큰 가든(Sunken Garden)이 조성된 야외전시장에는 세계적인 작가인 줄리안 오피(Julian Opie), 자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 류인 작가의 작품들이 커미션 워크로 전시돼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미술관을 목표로 전남도립미술관은 휠체어와 유모차의 자유로운 통행을 위해 문턱을 없앴으며 점자블록과 촉지도, 음성서비스를 지원하고 넓은 무료 주차장과 카페, 수유실, 도서실, 휴게공간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관람환경 보장을 위해 온라인 사전 예약제를 통해 개관 특별전에 관람객을 맞이할 계획이다. 방문을 원하는 관람객은 간단한 온라인 예약만으로 미술관 방문이 가능하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예술은 인간이 자아를 성찰하고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며 “‘현대미술을 기반으로 전남의 예술 전통과 미래를 접목하는 글로벌 미술관’을 지향하는 미술관의 중심에는 ‘인간의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김다이 기자
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