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립미술관, 리암 길릭 특별기획전 ‘워크 라이프 이펙트’ 일과 삶 간의 복잡 미묘한 긴장과 균형 김다이 기자 |
| 2021년 04월 01일(목) 20:14 |
|
|
광주시립미술관 건물 전체가 리암 길릭의 작품으로 덮여있다고 할 정도로 미술관 벽면과 로비, 북라운지까지 1층의 모든 공간들이 동시대적 추상에 대한 그의 작품들로 꾸며졌다.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리암 길릭(Liam Gillick)은 1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워크 라이프 이펙트’전시의 작품 소개와 함께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전시는 ‘워크 라이프 이펙트’라는 제목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일과 삶 간의 복잡 미묘한 긴장과 균형’을 주제로 형형색색 비비드한 배경을 뒤로 작품들이 설치됐다.
리암길릭은 2019년 광주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시립미술관에 전시를 하겠다고 결정했으나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전시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작가가 거주하고 있는 뉴욕과 광주간 원격으로 작품이 설치됐고, 마침내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먼저 미술관 입구 유리벽에 쓰여진 ‘개체 관계 맵핑’ 텍스트 작품은 특정한 업무분야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들과 이와 관계없는 단어들을 결합한 새로운 문구로 채웠다.
마치 인쇄기가 오작동해 단어를 쏟아내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미술관 입구로 들어오면 잠시 앉아 쉬었다 갈 수 있는 ‘중용의 툴박스&광주 스톨’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곡선 형태의 벤치 시리즈와 관련된 테이블, 스툴은 관람객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작품이다.전시실 입구에는 동그란 램프가 천장에 매달려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파도를 만들어 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신경망에서 감지되는 행복에 대한 기대’작품은 유럽의 가정과 직장 등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의 램프를 활용해 천장에 매달아 관람객에게 전시의 시작점임을 알려준다.
전시장 내부는 네온사인으로 켜진 방정식 설치물과 비비드한 벽면이 어우러져 이목을 집중시킨다.
‘행복 방정식’ 작품은 밝은 색의 네온 공식들이 도시 야경을 연상케 하면서 행복, 사랑 등 감정을 계량화하려는 시도에 함축된 인간의 오만함을 시사하고 있다.
전시장 중앙에는 큐브로 만든 ‘워크 라이프 이펙트 스트럭처A’ 작품 속에 ‘핀&호라이즌’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작가의 대표적 시리즈로 작가의 미완 소설 ‘Construction of One’에 관련된 신작들이다. 생산의 물리적 장소에 관련하는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시장 2층으로 올라가면 두 번째 큐브 ‘워크 라이프 이펙트 스트럭처B’ 속에 아무도 없지만 피아노 건반이 자동으로 움직이며 연주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리암길릭이 직접 연주한 작품 ‘눈 속의 공장’은 1974년 군사정부에 대항하는 포르투갈 카네이션 혁명의 시작을 알린 노래 ‘그란둘라 빌라 모레나’ 의 후렴구가 반복적으로 자동 재생된다.
1층 북라운지 공간의 유리창 벽면에서도 ‘마음의 키오스크 광주’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리암길릭전은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관계의 미학의 이론적 성립에 지대한 공헌에 기여했다는 평가받고 있다.
리암길릭은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작품이 설치됐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 기획하고 설치한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며 “예전 일하던 방식은 설치를 하는 미술관에서 질문을 받으면 현장에 가서 이야기 드리겠다고 미루게 됐는데 그럴 수가 없는 조건으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도시생활에 들어있는 알고리즘, 그림자들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나만이 할 수 있는 기여할 수 있는 부분으로 접근해 비엔날레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컨셉을 보완하는 나만의 접근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다이 기자
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