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박꼿이 활짝 피엇수다 / 퇴허자
2021년 04월 11일(일) 18:10
퇴허자 광주대각사주지/제주퇴허자명상원장
탐라섬 제주에 돔박꼿이 활짝 피었다. 이 꽃은 무려 73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이 걸렸다.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의 붉은 피를 상징하는 동백은 제주에서는 ‘돔박꼿’이라 불리운다. 그동안 수없이 피고 졌지만 제주사람들의 시린 가슴 속에는 단 한 번도 피어날 수 없었던 돔박꼿, 그 꽃이 드디어 만개한 것이다.

도대체 1948년 4월3일 제주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제주 4·3을 가르쳐 “1948년 4월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제주도민 학살사건이다.(위키백과 참조)”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정확한 역사의 기록은 “1948년 4월3일 새벽 2시 남로당 김달삼 등 350여명이 무장을 하고 제주도내 24개 경찰지서 가운데 12개 지서를 일제히 급습하면서 ‘제주 4·3 사건’이 시작되었다.”라고 쓰고 있다. 한 마디로 제주 4·3은 민주-공산 진영간의 우리의 비극적인 이데올로기적 갈등에서 빚어진 대참사였다. 이를 두고 ‘사건’ 운운 하는 것은 너무나 황당한 일이다. 왜냐하면 사건이라는 말의 개념은 한 사람을 죽여도 ‘살인사건’이라 하지 않던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제주4·3을 ‘제주4·3대란’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

자고로 올바른 역사는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문화적 계승이라는 점에서 사실에 근거를 두어야 함은 물론, 올바른 규명(糾明)과 판단(判斷)에 의해서 기록되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대대손손 부끄러운 치욕의 역사를 전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삼국유사(일연스님)가 삼국사기(김부식)보다 높이 평가받는 이유이다. 당시 공직에 있었던 김부식은 임금의 치적을 찬양하는 아부형의 기록을 남겼고 일연스님은 있는 사실 그대로 꾸밈없는 기록을 남겼었다. 역사는 이처럼 올바른 평가를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 민족은 불의에 대한 저항의식이 강하다. 전봉준의 동학혁명도 일제에 항거한 3·1만세운동도, 4·19학생의거도, 5·18광주민주화운동도 모두 억압과 불의에 대한 민족의 분노였다.

이제 4·3은 떳떳한 평가위에서 확실한 이름표를 달게 되었다. 그동안 표류되어 왔던 4·3 특별법이 여야합의를 거쳐 대한민국국회를 정식으로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제주4·3 73주년 추념식에 정부를 대표하여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 국가대표로서 당시 제주도민 학살에 따른 정중한 사과를 표명하고 희생영령과 유가족들에게 명예회복과 정당한 배보상을 약속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이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왜 우리 인류는 원시적 사냥의 습성을 아직도 쉽게 버리지 못하고 투쟁과 전쟁을 일삼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명색 불교국가라는 미얀마에서는 군부쿠테타에 반기를 든 시민들을 무참하게 학살을 감행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유엔도 소위 국제경찰을 자부하는 미국도 방관만 하고 있다. 무슨 정치적 꼼수가 있는지는 몰라도 인명살생을 방관하는 자세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어떠한 명분일지라도 생명은 소중하다. 불가(佛家)에서 불살생(不殺生)을 제1계명으로 삼은 것은 그만큼 생명은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이제 평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편을 가르거나 전쟁을 시도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간은 태풍과 홍수, 지진과 질병과 같은 천재지변을 감당하기에도 벅차기 그지없다. 사람인(人)자가 의미하듯이 서로 기대고 의지하고 돕고 사는 것이 인류평화를 위한 초석이다.

자, 제주에 돔박꼿이 피었다. 이 꽃이 제주인들의 서러운 가슴에도 활짝 피어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4·3 평화공원 안에 누워있는 ‘이름 없는 백비(白碑)’에도 정당한 역사적 평가에 따라 합당한 이름이 새겨져 당당히 세워지기를 기대한다.

그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여순참사’를 비롯한 미진한 사태사건들이 모두 연이어 해결되어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무궁화꽃이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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