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 ‘안전속도 5030’ 전면 시행 현장 반응 “교통사고 감소” vs “교통 흐름 혼선” 찬반 엇갈려 김동수 기자 |
| 2021년 04월 18일(일) 20:02 |
차량 속도 제한으로 교통사고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단속카메라 미설치 구간에서는 과속이 여전하고, 교통 흐름을 늦추는 등 비효율적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홍보와 계도 기간을 거쳐 오는 7월17일부터 과태료 부과 등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갈 방침이다.
18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광주·전남 일반도로의 최고속도를 시속 50㎞로 제한하고, 보호구역과 주택가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제한하는 ‘안전속도 5030’이 전면 시행됐다.
정책 시행에 앞서 제한속도 하향으로 극심한 교통 혼잡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의 정책 시범운영 도시 13곳을 대상으로 안전속도 5030 종합 효과를 분석한 결과, 차량 평균 통행속도 감소폭은 단 3%에 그쳤다.
반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시행 전 102명에서 시행 후 62명으로 39% 감소했고 중상자 수는 시행 전 3천165명에서 시행 후 2천697명으로 15% 줄어 인명피해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 사업 시행 전 3년 평균과 시행 후 6개월의 교통사고 유형별 사망자수를 비교하면 차대 사람 교통사고는 48명에서 32명으로 감소했고, 차대 차는 32명에서 21명으로, 차량 단독사고는 22명에서 9명으로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
실제 차량 속도가 10㎞만 줄어도, 보행자와 차량 충돌 시 사망 가능성이 30% 감소하는데다, 제동거리도 10여m 줄어드는 등 사고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
시민 김모(34)씨는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는 달려도 상관없지만, 시내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속도를 낮추는 게 맞는 것 같다”며 “간혹 쌩쌩 달리는 차량들로 위협을 받을 때가 많은데 보행자들 입장에서도 반길 정책”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0)씨는 “학생 입장에서는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학교 앞 속도 제한은 분명 필요하다”며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다른 시민 허모(44)씨는 “차가 천천히 달리면 사고가 나더라도 부상의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며 “보행자의 입장에서 훨씬 안전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반면, 50㎞ 속도 제한에 앞서 도로 상황과 교통 체계 변화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택시기사 박모(64)씨는 “운행 속도가 느려지다 보니 손님이 짜증을 내는 경우가 있다”며 “제한 속도가 낮아지면 운전자들이 경각심을 느껴 사고율은 낮아지겠지만, 운행하는 입장에서는 손님들에게 맞출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시민 윤모(39)씨는 “쭉 뻗은 왕복 8차선 도로를 지어놓고 시속 50㎞로 달리라는 것은 자원 낭비”라며 “스포츠카는 엑셀 한 번만 밟아도 속도위반이 될 판이다. 제한 속도를 낮추든 말든 과속하는 사람은 어차피 하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시민 박모(61)씨는 “차량이 별로 없는 시간대에도 제한속도에 따라 천천히 가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그런 예외적인 경우는 따로 빼서 제한 속도를 시속 60㎞로 하는 등 융통성을 발휘해도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속카메라가 없는 구간에서는 과속이 여전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감시카메라 앞에서 잠시 속도를 줄이다 통과 후에는 다시 속도를 올려 주행하는 ‘꼼수’도 여전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경찰 관계자는 “제한속도 하향으로 운전자가 다소 불편할 수 있겠지만, 교통사고 피해자는 분명 감소할 것”이라며 “유예기간을 거쳐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사상자 감소를 위해 안전 속도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김동수 기자
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