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의원 사망 때 장제비 지원 적절성 논란 올해 3천800만원 예산 편성…영결식장 등 지원 이종행 기자 |
| 2021년 04월 22일(목) 19:20 |
22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1995년 3월28일 임기(4년) 중 숨진 시의원에 대한 장의 비용을 시예산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광주시의회장에 관한 규정’을 제정했다.
지원 대상자는 이 규정 제2조(의회장 대상자)에 따라 현역 의원으로서 임기 중 사망한 자로 한정 돼 있다. 다만 유가족이 별도의 장의를 치르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땐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단서가 달렸다.
또 의회장 장의위원회는 장의식 방법·일시·장소·예산편성 및 집행 등의 업무를 맡으며, 집행위원회는 장의위원회의 위임된 사무를 심의·집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시의회는 올해 ‘의원상해 부담금 명목’으로 예산 3천800만원을 편성, 규정에서 정한 장제비 기준에 따라 범위 내에서 해당 예산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제비 항목에는 영결식장 설치(18.18㎡)를 비롯해 공고·영구차(중형 1대), 장례물품, 조화, 안내문 인쇄(500부) 등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을지라도 현직 의원이 임기 중 사망했다면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의회장일에는 의회 의사당 구내에 조기를 게양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시의원들이 자신들의 장의 비용을 ‘셀프 지원’ 하겠다는 의미인데, ‘직무 중 사망’이 아닌 ‘임기 중 사망’으로 규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각 지자체마다 수천 만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의회장 관련 규정이 갈수록 엄격해지는 점을 감안하면 시의회도 ‘임기 중’에서 ‘직무 중’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장제 비용에 대한 상한선도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무제한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민 정모(43·광주시 서구 화정동)씨는 “일반 시민들의 경우 한 번 장례를 치르면 그 비용 만도 수 천 만원이 든다”며 “현역 의원이라는 이유 만으로 시민들의 혈세를 투입해 장례 비용을 지원한다는 것은 사실상 특혜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광주시의회 관계자는 “수 십 년 전에 제정된 규정으로 현재까지 해당 예산이 집행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산이 남았을 땐 불용 처리했다”며 “그간 예산을 사용한 적이 없다 보니, (시의원들이) 관련 규정에 대해 무관심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행 기자
이종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