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역지사지(易地思之)
2021년 05월 05일(수) 19:58
부동산 매매를 유독 잘하는 중년의 신사가 왔다. 그의 명국(命局)은 음양(陰陽)이 균형을 이뤘고 자신을 대표하는 자리가 을목(乙木)이라는 부드러운 풀잎을 상징하는 음(陰)의 목(木) 자리었다. 목의 기운은 연구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동방(東方)목(木)의 대표적인 기운이다. 풀잎은 어떠한가. 태풍이 불어도 숙였다가 다시 선다. 낫으로 풀잎을 베여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신 새싹이 자라면서 푸르름을 자랑한다. 그의 인생 또한 그러했다.

“저는 손님을 상대하면서 백퍼센트 그 사람의 입장에서 서서 매매를 합니다. 우유부단한 사람에게는 빨리 결정할 수 있는 의견과 정보를 모아주고, 자존심이 강하고 주관이 강한 사람은 최대한 그 사람을 추켜 세워주면서 일을 봅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사람만 보면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 파악이 됩니다. 그래서 저에게 오는 손님은 어떻게든 매매를 시킵니다. 하, 하” 호탕하게 웃는 그 사람은 부동산 업계에서 ‘매매의 달인’으로 통한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서 가장 유명한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승리함에 위태롭지 않다.’ 즉 적의 상태를 완전히 분석한 후 나의 능력과 상태를 제대로 안다면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는 백전백승(百戰百勝)’의 개념은 온전한 승리의 공식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는 역지사지(易地思之)와 비슷한 개념이 있다. 역지사지는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는 말이다. 주로 인간관계에서 많이 쓰는 사자성어이다. 내 입장에 시각을 고정시키면, 나는 내가 서있는 방향에서 보이는 것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에도 서 본다면 반대 방향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얻을 수 있다. 즉 내 입장과 상대방의 입장을 잘 파악한다면 객관적인 지혜가 생긴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자가당착(自家撞着)이라는 심각한 주관적인 오류를 피할 수 있다. 인간관계 갈등의 대부분은 주제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이기적인 욕심과 배려심의 부족으로 생기는 것이다.

전쟁에서도 지피지기와 역지사지로써 임한다면 패배를 줄일 수 있다. 적이 나라면 아군의 상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아군을 쉽게 볼 것인가. 두려워할 것인가. 휴전을 제안할 것인가, 전면전을 할 것인가. 지엽적인 전투만 할 것인가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면 적군에 대해서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지혜가 나온다.

비단 전쟁뿐이겠는가. 인간사 모든 관계에서도 상대를 알고 나를 제대로 안다면 아무리 어려운 관계도 해결책은 보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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