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판정검사’ 슬기로운 병역이행의 시작 / 최규석

2021년 05월 17일(월) 19:00

최규석 광주전남지방병무청장

통과의례(通過儀禮)라는 말이 있다. 개인의 성장과정과 함께 행하여지는 인생의례를 통과의례라고 한다.

말 그대로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상태로 넘어갈 때 겪어야 할 의식을 말한다. 10대의 초·중·고 학창시절을 거쳐 20대의 출발선을 넘어가기 직전에 대한민국 남성이 꼭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가 있다.

바로 신체검사, 징병검사라고 불리어지던 병역판정검사이다.

병역판정검사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많은 변화와 혁신을 이루었다.젊은 세대의 선호를 반영해 제작된 상·하의 수검복을 입고 매뉴얼화된 병역판정검사 프로세스에 따라 병역판정검사가 진행된다.

전문심리상담사 상담, MRI촬영, 청성뇌간유발검사 등 정밀검사를 실시하여 의무자의 경제적 부담 경감 및 편리성을 도모하고 있고 다양한 병리검사와 영상의학과 검사로 맞춤식 건강정보가 수록된 개인별 건강검진 결과서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검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이고자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개정된 병역판정검사규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력사유에 의한 병역처분 기준이 폐지되고, 신체등급만으로 병역처분을 함에 따라 그동안 오랜 난제로 남았던 학력차별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둘째, 현재 시대 상황과 병역 의무자들의 지적 능력 변화를 반영하고 정신건강의학과 판정의 정확성을 위해 올해부터는 新인지 능력검사를 도입해 지적 능력 저하를 가장한 사람을 선별하는 ‘꾀병 탐지’ 선별력이 강화된다. 셋째, 경제적 약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돼 질병악화로 병역처분변경을 신청한 경제적 약자는 처분변경 여부와 관계없이 병무용 진단서 비용과 여비를 지급 받게 된다. 넷째, 굴절이상(근시·원시), 체질량지수(BMI), 편평족 등의 현역 판정기준을 완화했으며, 문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줄어든 시대 상황을 반영해 문신 4급 기준을 폐지하고 정신건강의학과 판정기준은 강화해 복무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사람에 대한 입영이 배제될 수 있도록 했다.

광주전남지역병무청은 5월27일부터 올해 병역판정검사를 시작한다. 어려운 코로나 환경속에서도 젊은 의무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병역판정검사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IT 문화에 친숙하고 디지털원주민이라 불리는 MZ세대들에게 20대로 가는 통과의례가 슬기로운 병역이행의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