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마당]귀결 / 시 - 최승영 |
| 2021년 07월 05일(월) 1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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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들이 줄개미처럼 늘어선 백운 광장
도시의 일부가 견인되고 있다 장엄한 운집
잠행하듯 고개를 넘는 왜소한 사람들
꼬리가 잘려 절절매기도 하고 더 검어지는
안경 속의 그들, 나는 물들어 있는가
상체를 눕히고 다리를 모로 꼬고, 이웃의
그림자를 밟고 허기의 배를 내밀며 부끄러운
과오 혹 있었는가 오늘은 그들 앞에
횡단보도를 개구멍한다
차들은 으르렁거리고 조금씩 면적을 좁혀와도
아무도 그 자리에 남아있지 못하리. 두 눈 흘기며
목청 돋구며 버티고 섰던 시간들이 돌아갔고
하늘하늘 운구차가 떠나는 날도 있었다
차츰 어둠은 내리고 검은 안경 속
나는 그들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돌아올 수 있을까
감히 백 년 후에도 여기, 낡은 보도블록 위에 뒷축을 대고
가로수가 팔랑거리고, 되짚히는 기억을 손짓하며 누가,
딱딱한 웃음이 발끝에 밟혀 온다
한 줌의 흙에서 아스팔트가 비롯되었고 지금
나는 지상에서 뒹군다
불빛들이 하나 둘 목을 내밀고
황망히 안겨가는 도시의 흔적,
그들도 나도 하나의 파이프에 입을 댄다.
<최승영 약력>
▲본명 : 최장규
▲한국문협, 광주문협 회원
▲시집 ‘외로우면 길을 걸어라’(2006)
▲타고르 기념문학상 수상(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