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웃는 외로운 웃음의 시대 / 김영식 |
| 2021년 07월 18일(일) 19:26 |
|
문화는 사회의 상황에 따라 변해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그 시간이 길어지면 문화는 무의식 속에서 자리를 잡아 결국 시대의 환경과 생활을 바꾸게 된다. 지인들의 상갓집이나 결혼식장을 가지 못하고 계좌 입금을 하고, 동창회나 작은 소모임들이 사라지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사회학자들은 말한다. 인간(人間)은 사람(人), 사이(間) 즉 서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이다. 고대부터 인간은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가족을 구성했으며 그 가족 사이에서 사랑을 배웠고, 가족으로 인하여 파생된 친척이라는 관계 속에서 상하좌우 관계를 유지하며 인류가 발전되어 왔다.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家族), 이 세상 그 어떤 단어보다 아름다운 가족(家族)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바뀌고 있다. 컴퓨터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하여 우리 사회는 가족이라는 최소의 단위가 동호회라는 이름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고, 우리가 느끼는 가족의 구성원도 인간에서 반려동물, 캐릭터, 로봇, 인공지능 등으로 다양화되어가고 있다. 유행가 가사 중에 멀리 있는 친척도 이웃만 못 한다는 내용도 나온다. 도시 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농경사회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가족 중심 사회가 해체되면서 일가친척의 의미도 쇠퇴기를 맞고 있다. 결혼적령기가 늦어지고,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는 사람이 늘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현대인들이 늘어나면서 이제 가족 난민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사회가 등장을 하게 됐다.
필자는 웃음을 연구해 오면서 두드러지게 느끼는 현상은 코로나19 이후 마스크가 생활화되기 시작한 2020년부터 웃음지수가 확연히 낮아지고 있다. 사람들이 웃지 않으며 사람을 피한다. 모임이나 만남이 줄어들면서 인간 감정현상의 하나인 웃음이 사라지고, 혼자 생활하는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하루 종일 사람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반려동물이나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더 자주 만난다. 스마트폰과 반려동물을 보면서 혼자 웃는 외로운 웃음이 일상이 되고 있다. 가족이 흩어져 만나기가 쉽지 않아 고독한 사회로 진입을 했으며, 이에 따른 정신적인 문제로 인하여 각종 범죄가 늘어나게 되고 각종 통제사회로 진입을 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사회는 생애 미혼자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싱글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만혼, 이혼, 사별 등으로 혼자 살 수밖에 없는 가족 난민들이 대량 생산되고 있다. 자신을 필요로 하고 소중히 여겨 주는 존재인 가족의 개념이 무너지고 있는 사회가 빠르게 도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여 사회적인 복지체계를 ‘정상 가족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제 관청에 고독사 전담부서가 생겨야 할 것이고, 장례지도사에서 유품정리사들이 더 많이 생겨야 할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행복이라는 개념도 이제 바뀌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의 행복의 개념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모든 것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거짓이기를 바라지만 이미 우리는 산을 넘어 버렸다. 흥부네 가족처럼 배고프지만 웃음이 넘쳐나는 그런 가족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혼자 사는 집에 무슨 웃음소리가 나겠는가? 혼자 웃는 외로운 웃음의 시대, 지금 국가는 국고의 세금수입을 늘려 부자가 되었지만, 개인은 가난하고 행복하지 않다. 정부는 홀로 쓴웃음을 짓는 엄마 잃은 외로운 늑대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길거리를 방황하는 외로운 늑대가 바로 우리의 모습이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