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열탈진 의심되면 119 신고” 연일 폭염 온열질환자 증가…60세 이상 치사율↑ 물 섭취·실외활동 자제, 건강수칙 철저히 지켜야 정리=김동수 기자

2021년 08월 03일(화) 19:19

박용진 조선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최근 연일 지속되는 폭염으로 많은 온열질환이 발생하고 있다. 폭염이란 매우 심한 더위를 뜻하며, 폭염은 온열질환 등으로 인체에 심각한 건강 피해를 줄 수 있다.

기상청에서는 폭염 특보를 발표해 건강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는데 폭염 특보는 기준에 따라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로 구분, 발표된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다.

인체는 폭염에 노출돼도 다양한 기전을 통해 정상체온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장시간 노출될 경우 여러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온열질환은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열발진 등이 있으며, 가볍게는 두통, 어지러움, 피로감으로 나타나지만 심하게는 근육경련,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중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체온조절 중추)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상실한 질환으로 주로 발한 기전의 장애 때문에 땀이 나지 않게 되면서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열사병으로 다발성 장기손상 및 기능장애와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치사율이 높아 온열질환 중 가장 위험한 질환이다.

열사병이 의심될 때에는 119에 즉시 신고하고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긴 후 환자의 옷을 느슨하게 하고 환자의 몸에 시원한 물을 적셔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몸을 식혀야 한다.

얼음주머니가 있다면 목, 겨드랑이 밑, 서혜부(사타구니)에 대어 체온을 낮추도록 한다. 이때 환자의 체온이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음료를 마시도록 하는 것은 위험하니 절대 금기다.

또 간혹 잘못된 상식으로 체온을 낮추기 위해 알코올을 몸에 뿌리거나 알코올 솜으로 닦는 것은 오히려 과도한 열손실로 오한을 초래할 수 있으며, 확장된 피부 혈관을 통해 알코올이 독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열탈진은 열로 인해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 하는 경우 발생한다. 통상 열탈진을 일사병으로 부르고 있고 열사병과 열탈진(일사병)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으나, 주요 증상이 달라 구별할 수 있다.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아 체온이 높고 의식이 없는 경우이고, 열탈진 (일사병)은 땀을 과도하게 많이 흘려 무기력한 경우다.

최근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를 분석한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연령별로 뚜렷한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0-19세는 학생이 많고 운동장에서 주로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차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폭염 시 격렬한 야외활동은 피하고, 특히 아이들이 차안에 혼자 남아있지 않도록 보호자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20-59세는 기능직 종사자가 많고 실내·외 작업장에서 주로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실외작업장과 집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폭염 시 야외 작업을 피하고 실내의 경우라도 냉방장치가 있는 곳에서 작업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고온 환경에서 일할 경우 2인 1조로 서로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어지러움 등의 증상 발생 시 바로 작업을 중지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60세 이상에서는 무직이나 농림어업종사자가 많고 집이나 주거지 주변, 논밭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열사병, 열실신과 같은 위중한 온열질환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폭염 시에는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집 안에서도 수분섭취 및 적절한 실내온도 유지 등 건강수칙을 준수해야 하며 본인은 물론 보호자와 이웃의 관심이 필요하다.

더운 여름철 온열질환은 기본적인 건강수칙으로 예방할 수 있다.

첫째, 물을 자주 마신다. 여름철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지만, 술이나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커피, 탄산음료 등을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술이나 카페인음료는 체온 상승,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하고 잠들기 어려운 열대야에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에는 이온음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과당 함량이 높은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둘째, 시원하게 지내도록 한다.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복장으로는 어둡고 몸에 달라붙는 옷보다 가볍고 밝은 색의 헐렁한 옷이 좋다.

특히, 땀 등 습기를 빠르게 흡수하고 빨리 건조되며 바람이 잘 통하는 소재의 의복이 좋다. 햇빛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챙 넓은 모자, 양산, 쿨토시 등을 사용하도록 한다.

셋째,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을 취한다.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을 취하고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며 활동 강도를 조절한다. 부득이 고온 환경에서 근무해야 한다면, 2인 1조로 서로의 건강상태를 살피면서 무리하지 않도록 한다. 냉방이 되지 않는 실내에서는 햇빛을 차단하고, 환기가 잘 되도록 창문이나 출입문을 열고 선풍기를 켜도록 한다.

특히 온열질환에 취약한 어린이, 임산부, 고령자, 기저질환자(심뇌혈관질환, 당뇨병, 신장질환 등), 비만자 등은 체온조절기능이 약하거나 저하돼 있으며, 기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정리=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