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가을 남도의 두 비엔날레를 보며 / 박성수 |
| 2021년 08월 09일(월) 19:35 |
|
그러기에 가슴이 설레며 개막일이 하루하루가 기다려진다.
무엇보다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동시에 열리는지라 시·도민들에게는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기간은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로 장장 두 달간이라고 한다.
이처럼 광주와 전남이 동시에 비엔날레를 갖는 경우는 지난 2018년,
광주비엔날레와 전남수묵비엔날레가 열린 이후 두 번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도 천년을 맞아 수묵화의 전통을 잘 이어 온 전남이 자부심을 갖고 국제수묵비엔날레를 만든 덕분에 광주와 전남의 겹경사 개최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지난 2005년 산업과 경제의 논리를 넘어 풍요로운 인간의 삶을 구현하기 위한 디자인축제로 시작하게 되었다. 2021년 주제는 ‘디 레볼루션’으로 과거 산업에 의한 혁명이 아닌, 디자인에 의한 광주의 혁명을 의미한다고 한다. 광주비엔날레와 번갈아 가며 열린 디자인비엔날레는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방문객 수가 늘고 있다. 이번 디자인 비엔날레는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에서 기술과 감성의 의미 있는 콜라보를 디자인으로 보여주게 된다는 점에서 실로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특히 폴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50여 개국으로부터 518명의 작가와 기업이 참여하게 되는데, 유명한 조수미성악가. 인공지능 컨셉의 k-pop 가수 알렉사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어 날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오채찬란 모노크럼 : 생동하는 수목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주제로 목포문화예술회관과 진도운림산방 일원에서 열리게 된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세계 15개국 200여 작가들이 참가하기에 전국에서 많은 관람객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수묵화는 비단, 붓, 먹, 채색 등 동아시아적 전통의 재료와 기법으로 그린 우리 전통회화라는 점에서 남종화의 화맥이 시작되는 전남은 수묵화의 요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진도 출신의 송가인 가수와 1천600여명의 택시기사들이 홍보대사로 나서고 있어 역사가 짧은 수묵비엔날레이지만 벌써 부터 많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말이다.
생각과 기대만큼 두 비엔날레가 각광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 남도에서 동시에 열리게 되는 두 비엔날레가 서로 손잡고 머리를 맞대면 얼마든지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데, 사실은 그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기회에 간절한 마음으로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한다.
먼저 양 비엔날레 개막식 시간을 달리해 시·도 수장이 참여하여 축하해 주자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작금의 시·도 상생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광주와 전남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참으로 아름답지 않을까.
모르면 몰라도 의외로 많은 지역민들이 아낌없는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낼 것이다.
다음으로 양 비엔날레기관이 상호 협력하여 홍보전을 펼치면 어떨까 싶다.
전국적으로 배포하는 포스터는 물론 각종 홍보 매체에 두 비엔날레를 같이 소개하면서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수고해주는 홍보대사도 양쪽을 언급해주고 특히 신문과 방송은 두 비엔날레를 묶어 홍보하면 훨씬 더 모양이 좋지 않을까. 올가을에 남도로 오면 한 번의 걸음으로 두 비엔날레를 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제안한다면 양 기관이 협의해 관람객 유치를 위한 유인책으로 입맛당기는 인센티브 플랜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광주에 와서 목포로 가든, 목포에 와서 광주로 가든, 두 비엔날레를 보면 입장료부터 파격적으로 할인해주자. 또한 두 지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하면서 교통편의까지 제공해 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
누가 뭐래도 남도는 예향으로 자랑스러운 문화예술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광주비엔날레까지 더하면 우리 고장에서는 해마다 비엔날레를 볼 수 있는 특전을 누리고 있기에 아무쪼록 이를 잘 가꾸고 키워 가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 후손들에게 비엔날레축제가 남도의 더없이 소중한 관광자원이 되리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