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출신 위정철씨 ‘원산여록’ 출간…죽음 화두 삼아 의미 있는 삶과 죽음을 ‘묻고 답하다’ 박희중 기자

2021년 08월 22일(일) 19:16

호생악사(好生惡死)’.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한다는 의미다. 삶과 죽음에 대한 인간의 마음과 생각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도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이는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만큼 인생에서 가장 절실한 문제는 ‘죽음’이라 볼 수 있다.

죽음이 중요한 이유는 피해갈 어떤 수단도 방법도 없어서다. 인간의 처지에서 보면 태어남은 우연이지만 죽음은 필연이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도 죽지 않으려 했지만 비켜 갈 수 없었다. 무소불위 힘을 지녔어도 죽음만은 어쩔 수 없었다.

언론인 출신인 원산(圓山) 위정철(82·사진)씨가 ‘원산여록-죽음을 직시하는 코나투수(Conatus)’를 펴냈다.

조선일보와 무등일보, 광주매일 등에서 근무한 위씨는 2001년 정년퇴직 후 20년 간 집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공부와 저술로 노후를 보내면서 다양한 저술활동에 매진해 왔다. 이번에 내 놓은 원산여록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죽음’이라고 여기고 평생을 ‘죽음’이란 화두에 천착해 온 저자가 지난 2014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7년 2개월 동안 공부해서 펴낸 책이다.

책은 ‘죽음을 직시하는 코나투스’란 부제가 말하듯 죽음을 화두로 삼는다. 원산은 저자의 아호이고, 코나투스는 ‘일체의 노력과 과정’을 말한다. 유한한 삶을 만족하지는 못할망정 덧없이는 보내지 말자며 시간을 금쪽 같이 아껴 쓰는 생활을 하는 저자의 모습이 투영됐다. 이 때문일까. 저자는 책은 늙으면 흔히 쓰는 회고록이 아니라고 말한다. 또 전문적인 식견을 토대로 한 책도 아니어서 정식기록에서 뺀다는 의미로 ‘여록’이라 붙였다고 설명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삶을 이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붙들고 놓지 말아야 할 것은 삶과 죽음의 신비에 대한 겸손하고도 겸허한 태도가 아닐까”라고 말한다.

한편, 보성 출신인 위씨는 1964년 조선대 법학과 졸업 후 1971년 조선일보 광주주재기자로 언론계 생활을 시작했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해직된 뒤 학교법인 정성학원 이사장을 지냈다. 이후 1987년 6·29 선언으로 언론자유화가 되자 이듬해 창간된 무등일보 정치부장으로 언론계에 복귀해 논설위원을 지낸 뒤 광주매일 편집부국장과 논설위원을 거쳐 남도일보 편집국장과 논설주간을 역임하고 2001년 주필로 정년퇴직했다.

/박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