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참상 최초로 알린 故유영길 영상기자 ‘오월광주상’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수상작 발표 1980년 5·18민주화운동 모습 ‘최초 보도’ 5·18 진상규명 등 ‘역사적 자료’ 가치 인정 최명진 기자

2021년 09월 01일(수) 20:41

1980년 5·18민주화운동 현장을 영상으로 담아 최초로 알린 언론인은 故유영길(사진) 전 미국 CBS 서울지국 소속 영상기자로 확인됐다.

1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2021년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비경쟁 부문 공로상 격인 ‘오월광주상’에 유 전 기자가 선정됐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 한원상 전 한국영상기자협회장)는 이날 오후 2시 5·18기념재단에서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수상작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유 전 기자는 1980년 5월19일 광주 금남로에 투입된 계엄군을 처음으로 취재하고 보도해 TV뉴스를 통해 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5·18을 최초로 세계에 알린 것으로 유명한 ‘푸른 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보다 한발 더 앞서 광주의 참상을 전했다. 그가 촬영한 영상은 5월19일 당일 미국 CBS 이브닝뉴스를 통해 세계 최초로 방송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보도상 심사위원회가 유 전 영상 기자의 유족과 지인 인터뷰, 1980년 5월19일 광주 동구청 상황일지, 미국 CBS-TV 뉴스, 5·18 당시 외신 보도와 국내외 학술 자료를 조사하고 검증한 결과다.

심사위원회는 “5·18 진상규명 작업과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데 중요한 역사자료로서 가치가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며 “유 전 기자를 시작으로 5·18 당시 다양한 언론의 취재기록과 언론인들의 증언을 재조명하고 체계화해가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경쟁 부문 최우수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은 ‘두려워마라(Don’t be afaid)’를 제작한 벨라루스 출신 미카일 아르신스키가 수상했다.

벨라루스 독재 권력의 불법선거를 고발한 작품으로, 지난해 벨라루스 대선에서 공정한 투표를 위해 독재에 맞서 싸운 벨라루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스 부문에서는 ‘미얀마군, 강제진압 수위 강화(Myanmar army steps up enforcement level)’를 취재한 미얀마 출신 노만과 콜린 영상기자가 선정됐다.

이들은 영상 보도를 통해 미얀마 군부가 자행한 잔혹한 폭력행위를 국제사회에 고발했다.

특집 부문에는 ‘필사적 여정(Desperate Journey)’을 취재한 이탈리아 출신 브루노 페데리코 영상기자가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수상작 시상식은 오는 10월27일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만 달러와 트로피가 수여된다.

한편,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은 5·18 당시 광주의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의 이름을 딴 것으로,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진실을 알리고자 분투하는 영상기자들을 위해 5·18기념재단과 한국영상기자협회가 제정한 상이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