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대씨, 1천350㎞ 대장정 ‘땅통종주’ 출간 땅끝→통일전망대 산행 “통일 되면 한반도 끝까지 걷고 싶어” ‘최초 단독 종주’ 생생한 기록 담아 박희중 기자

2021년 09월 05일(일) 19:48

“백두대간을 종주한 산악인은 많지만, 대간길에서 그 끝을 넘어 길을 더 나아간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백두대간의 양쪽 끝에서 남한의 끝까지, 더욱 긴 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해남 땅끝마을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나종대(61·나사모산우회·사진)씨가 최근 1천350㎞ 산행 종주길을 완주하고 그 과정을 기록해 책 ‘땅통종주’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월간 ‘사람과 산’에 19개월 동안 연재했던 내용을 엮은 것이다. 65개 구간을 3부 19개 장으로 나눠 구성했다.

‘땅통종주’는 땅끝마을과 통일전망대를 잇는 종주길이라는 뜻이다.

나씨가 직접 기획한 이 종주길은 월출산에서 출발해 무등산, 영취산, 속리산, 매봉산(태백), 설악산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2019년 4월14일 땅끝에서 우리나라 최초 땅통종주길에 올랐다. 종주는 호남의 월출산, 무등산, 내장산과 백두대간의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월악산,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 등 11개 국립공원을 거쳤다. 장장 1천 350㎞에 달한 대장정은 2020년 11월1일 통일전망대에서 마쳤다.

책을 펼치면 저자가 밟고 지나간 산줄기를 따라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오롯이 발품 팔아 쓴 종주 흔적이기에, 저자와 함께 산줄기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글과 사진이 생생하다. 수 많은 산줄기를 넘나드는 고군분투는 절로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책은 단순한 종주산행 가이드 책자가 아니다. 산줄기와 산자락 주변의 인문과 지리가 담겨있다.

저자가 제15구간 강천산 구역을 지날 때 ‘산경표’의 저자 여암 신경준 선생 생가에 들러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 신경준 선생이 족보 형태로 만든 산경표에 의해 우리는 물을 건너지 않고 전 국토를 등산할 수 있게 됐다’고 고백한다. 또한 동학혁명 발상지 정읍의 산을 지날 때는 ‘실록 동학농민 혁명사’를 읽으며 온몸으로 체감하면서 걸었다.

게다가 책에는 땅통종주를 하며 만났던 많은 사람들 얘기도 깃들어 있다. 함께 산행하거나 산에서 만난 사람들, 땅통종주를 응원해 준 친구들과 가족 등등. 휴머니즘이 책 전반에 가득하다.

저자는 ‘땅통종주’가 앞으로 하나의 붐이 되고 뒤따를 사람들의 길잡이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언젠가 통일이 되면 온성까지 가겠다는 큰 꿈도 전한다.

/박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