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학 작가 ‘한글자모의 변형과 조형성’展…31일까지 광주문예회관 새롭게 해석된 추상적 한글의 조형미 최명진 기자

2021년 10월 14일(목) 19:28

“언어기호는 보이지 않는 소리, 즉 신호체계로서의 언어를 의미한다. 소통의 수단으로서 매개이며 기호이자 신호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회화로 표현한 제22회 윤병학 개인전 ‘sign language 한글자모의 변형과 조형성’이 오는 31일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광주문화예술회관 전시지원 공모전시로 마련됐다.

한글의 조형적 요소와 시각적인 요소를 부각해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분해, 재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새롭게 해석된 추상적인 한글의 조형미를 선보인다.

한글의 형태, 구조 등 문자적 아름다움과 자모의 연속적인 변화로 리듬과 율동을 표현한 회화 25점으로 구성됐다.

또 각종 기호들이 한글과 결합되면서 생기는 질서와 조화를 화면에 담아냈다.

윤 작가는 언어적 소통을 통해 양극화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자 노력한다.

아울러 시공에서 일어나는 현대사회의 단면과 일상적 다양성에 대한 실상을 끄집어내 현대인의 도덕적 보편성을 향한 치유적 카타르시스를 추구한다.

이것은 현대인의 삶과 혼재된 물질 만능주의 사회 속에서 황폐해져가는 자신의 감성을 치유하듯 일종의 자가 처방전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한글자모나 기호적 요소들은 문화병존 시대의 일상적 현상, 또는 현실에 대한 이성과 감성적 상태, 가상공간의 표상을 드러낸다. 그것은 곧 우리사회의 혼재된 양상, 혼돈의 역사를 포괄한다.

작가는 한글이 가지는 한국성과 추상적 조형성을 통해 조화를 유도하며 자모의 균형과 연속성의 변화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또한 각종 기호들이 모이면서 규칙적인 질서와 조화를 유지하며 화면의 균제적 아름다움의 변형적 조형공간을 만들어낸다.

표현의 영역에 있어서 내용적 밑바탕을 이루는 본질적 의도성을 강조하며 문화적 동질성과 한국성을 보여준다. 동양적 여백의 미를 살리는 시공간적 현대성 또한 강화한다.

윤 작가는 혼재된 현대사회 속에서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우듯 순수성을 찾고자 일기를 쓰듯이 기록을 남긴다.

이렇듯 오감을 포함한 감각을 통해 내적인 의식의 경험세계와 무질서한 공간속에 현대인의 존재성과 정체성의 가치를 담아내며 반복된 생활 속에 현대인들의 고독한 여정을 치유하듯 담담하게 새기고 있다.

윤 작가는 전남대학교 미술학사, 미술학 석·박사를 졸업했다. 미국 뉴욕 등에서 21차례의 개인전을, 국제전 및 국내단체전에서 300여 차례의 전시회를 열었다.

현재는 (사)대한민국남부현대미술협회 광주지회장, Mise-en scene Art center 대표,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강사, 한국문화예술포럼 이사, 한국예술종합교육원 전임교수 등을 맡고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