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소통의 공간! 광주장애인회관 건립에 부쳐 / 이달주

2021년 10월 20일(수) 19:30

이달주 광주시 복지건강국장

얼마 전, 집과 사람, 공간에 관한 TV프로그램을 인상 깊게 봤다. 먹방(먹는 방송)에 이어 ‘집’은 방송사에서 공통적으로 다루는 분야다. 인간생활에 필수요소인 ‘집’은 어떤 의미일까! 한 인류학자는 ‘집은 사람 및 공간과의 관계를 맺고 휴식하고 세상일에 지친 우리를 다시 회복시키는 데 아주 탁월한 공간’이라고 했다.

이렇듯 ‘집’은 인간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꼭 있어야 할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개인소유의 집 뿐 만 아니라 끼리 집단과 부류의 끈끈한 유대를 위해 집처럼 안전한 ‘회관, 센터, 홀, 회당’등의 이름이 가진 공간을 만들어 더 나은 사회생활을 지향해 왔다.

어쩌면 활동력이 담보된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사회적인 공간이 더 절실했지만 총 156곳의 장애인 복지시설(거주 79·지역사회 재활 48·직업재활 29곳)과 7만여명의 장애인을 대표한 광주시장애인총연합회 소속 35개 단체가 모일 수 있는 자체 건물이 없었다.

장애인단체 네트워크 구축으로 상시적인 교류, 안전한 여가공간, 지역 내 장애인 복지서비스 및 편의 증진과 후천적 질환이나 사고로 인해 치료 후 지역사회로의 복귀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장애 영역별 취업, 의료, 인적 인프라 구축 등 재활의 종합안내 역할 등을 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 절실했다.

그동안 장애인단체들이 사무실과 단체 유지비 마련을 위해 수익사업에 치중하다 보니 장애인들에 대한 서비스에 사용할 에너지가 분산되어 장애인 복지향상에 중요한 공간적 역할을 해 줄 장애인회관 건립을 요청했고 시에서는 광산구 신창동 일원 부지에 지하1층·지상4층의 연면적 8천300㎡ 규모로 현재 기본 및 실시설계 중이며, 2024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건립하고 있다.

장애인 회관은 교육, 문화, 체육 활동 및 각종 행사를 지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목적 체육관, 생활문화센터, 작은 도서관, 회의실, 재활치료실, 다목적실 등이 설치되고 읽기 쉽고 찾기 쉬운 안내사인 표준시스템, 신체적 조건을 고려한 장애물이 없는 무장애 공간 설계, 건축물 에너지효율 1등급, 제로 에너지 인증, 범죄예방 환경설계를 적용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 이룸센터의 경험을 토대로 정리해본 장애인회관 운영의 이점으로는 정보의 수집과 제공, 정부와 소통에서의 가교 역할, 당사자의 의견 조율, 서로 역량을 합하여 연대가 쉬워지고 상호 교육으로 역량이 강화되며 복지전달 매개자로서 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되었다.

장애인회관이 건립되면 장애인 단체의 사무공간의 기능과 장애인들의 접근이 용이한 장소 뿐 만 아니라 BF(Barrier Free) 등 편의시설을 갖추어 장애인이 함께 만들어 가는 참여중심의 공간이 창출되며 장애인 당사자들의 일상생활에서의 참여와 소통, 그리고 학습으로 이어지며 더 나아가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종합적이고 모든 유형의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관이나 사무소 등이 함께 입주함으로써 집적화되어 장애인 단체 간의 상호협력과 소통, 더 나아가 관련 정보의 제공 및 교환을 통해 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장애인의 역량강화를 위한 서비스와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되 정부나 지자체 및 관련 단체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그것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에게 제때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장애에 대한 특성과 욕구를 파악하여 다양한 의견수렴으로 정부나 지자체 등에 대해 장애인의 권리와 권익을 주장할 수가 있다.

장애인복지에서 당사자의 참여와 재가 장애인의 자립이 강조되고 있다. 전문가가 개입하여 재활해야 하는 것이 20%라면, 80%의 장애인은 동료상담이나 문화, 지역사회의 참여로서 전문가의 개입 없이도 장애를 수용하고 사회복귀와 자립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지역사회 중심 복지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장애인의 수요자 맞춤형 복지인프라인 장애인회관이 건립되면 평생교육과 문화공간으로써 훌륭한 복지모델이 될 수 있고 장애인 복지에 관한 정보 교류의 장으로 장애인의 사회 참여 확대를 통한 사회통합과 복지 증진에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장애에 대한 편향된 인식의 벽을 허물고 올바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장애는 다소 생활에 불편함이 있을 뿐이고 우리 모두는 소중한 인격체로 존중받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장애로 인한 생활에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즉 장애가 있으신 분은 당당히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고 비장애인은 도울 의무가 있다고 생각된다.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는 도시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이다. 우리 장애인이 행복해야 광주가 행복하며 장애인이 마음껏 꿈을 꾸며 희망을 만들어 갈 때 광주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