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회의도 안 한 전남도 산하 위원회

2021년 10월 21일(목) 19:49

전남도가 운영 중인 천일염산업화추진위원회,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자문위원회, 의원상해등보상심의회, 저수지·댐 안전관리위원회,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심의위원회, 도로노선조정위원회, 생물권보전지역관리위원회, 지하수관리위원회. 이들 8개 위원회는 2017년부터 5년간 단 한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도 상당하다. 전국 생산량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신안천일염이 태양광발전 확산으로 기반을 상실할 위기에 처해 있지만 천일염산업화추진위는 짐짓 모른체다.

생물권보전지역관리위는 연간 1회 정기회의, 임시회의는 필요시 진행한다고 돼 있다. 천일염산업화추진위는 육성계획 수립 및 변경, 전남지사 자문에 응하는 경우에도 개최할 수 있다. 위원장이 필요하다면 회의를 해야 하나 안건 부재 등으로 굳게 닫혀 있다. 유명무실한 위원회 외에도 지난해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위원회가 무려 34개에 이른다. 한마디로 있으나 마나다. 불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폐지하는 등 재정비를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전남도 산하 위원회가 모두 160개에 달하는 상황으로 가뜩이나 지방분권 강화 추세에 맞춰 업무가 태산인데 행·재정력의 낭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가 자치법규로 설치한 위원회와 달리 정부 법령으로 설치된 위원회가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부터 손봐야 하겠다. 지자체의 자율적인 통폐합이 불가능한 때문이다. 단적으로 회의가 사라진 8개 위원회 중에서 5개나 법령에 따른 것이라는데 말문이 막히고 만다. 연장선에서 지난 5년간 16개 위원회가 신설됐지만 폐지된 곳은 4개, 통합된 곳은 2개에 불과한 현실이다.

5개 가운데 1개 꼴로 ‘무늬만 위원회’,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천편일률적으로 운영을 강제할 것이 아니라 각 지자체의 여건에 맞춰 탄력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코로나 발생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세상이다. 비대면 온라인 회의 등을 통한 활성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전남도가 해마다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따라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연히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즉각적인 정비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