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양보는 국가의 자존심 버린 결정

2021년 10월 21일(목) 19:49

정부가 2023년 제28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아·태지역 내에서 경쟁을 벌여온 아랍에미리트(UAE)에 양보하고 33차 총회(COP33) 유치로 선회했다. 전남도와 여수시 등에서 아쉬움이 나오는 가운데 2030 부산 엑스포 개최가 그 배경이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COP28은 13년 전 전남과 경남의 12개 시·군이 남해안남중권 유치를 최초 제안하고, 정부는 지난해 7월 국가계획으로까지 승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5월 ‘P4G 서울 정상회의’를 비롯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 10월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포럼에서 의지를 거듭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여수을)은 정부가 스스로 모순된 결정을 한 것이고, 국가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자존심을 저버린 정책 결정을 했다면서 강력한 유감과 함께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남중권은 앞으로도 ‘기후위기대응 선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남도 역시 김영록 지사 명의의 입장문에서 COP33 유치로 전환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할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며 ‘기후변화대응선도지구 특별법’ 제정과 ‘탄소중립실증 산업단지’ 조성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3년 간 COP28 유치를 위한 남해안남중권 주민들의 염원은 뜨거웠다. 지자체는 빈틈이 없도록 준비에 전력해 왔다.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으니 실망감이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적 거래가 있었다는 주장까지 불거져 더 분통해하는 모습이다. 갑작스런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뒤따라야 하겠다. 앞으로 내년 대선공약 반영 등 정치권의 관심과 지원도 지속해서 이끌어내야 한다. 아쉬움이 많지만 의지를 모으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역의 미래발전을 위한 중대 현안이다. 2028년 COP33 총회를 반드시 품어야 한다. 다시 팔을 걷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