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규 전 부시장 ‘공장으로 간 철학소년’ 출간 “함께 가면 길이 된다”…광주형 일자리 해설서 광주형 일자리 설계자…제2·3의 GGM 방향 제시 소년 노동자에서부터 경제부시장까지의 삶 담겨 최명진 기자

2021년 10월 24일(일) 20:44

사진은 ‘공장으로 간 철학소년’ 삽화. <아논컴퍼니 제공>

‘공장으로 간 철학소년’ 박병규 지음

“노사관계는 대립적이지만 협조하면 더 많은 이익을 이뤄냅니다.”

공장으로 간 철학소년이 대기업 노조의 변화를 일구고, 행정으로 새로운 경제정책을 실천해냈다.

‘광주형 일자리’ 최초 설계자인 박병규 전 광주시 경제부시장이 ‘공장으로 간 철학소년’(아논컴퍼니)을 출간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사회적 대화와 참여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이다.

그 첫번째 성과물이 공공부문의 일자리 질 개선과 민간부문에서의 자동차공장 설립이었다.

광주형 일자리는 기존의 질서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짜는 일이다. 이러한 일은 사회적 대화와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지라 또 하나의 민주화 과정이다.

저자가 오랜 고민들을 풀어 새벽마다 써낸 글 속에는 시대의 희망이 어떻게 싹을 틔우고 꽃 피고 열매 맺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박 전 부시장은 “힘 있는 노동조합이 연대하면 힘없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향상시킬 수 있다. 협력은 경쟁보다 힘이 세다”며 “좋은 일자리는 좋은 주체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광주형 일자리의 기본정신을 설명했다.

아울러 일자리 문제는 개수가 아닌 일자리의 질을 바꾸는 데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가 갈수록 좋은 일자리가 생겨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낮은 임금이나 복지의 일자리들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소년 노동자로 현장에서 출발한 그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노동조합위원장을 3번하고 ‘광주형 일자리’ 정책을 제안했다.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해 광주광역시 사회통합추진단장과 경제부시장을 지낸다.

시장이 바뀐 뒤에도 광주시의 요청에 의해 사회연대일자리 특별보좌관직을 수행하며 자동차공장 유치를 해낸다. 그의 실천의지와 뚝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저자는 “비가 올 때 필요한 것은 걱정이 아니라 우산이듯,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자리 현황판이 아니라 더 나은 일자리”라면서 문재인정부의 일자리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사람들은 그를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두루 거치고 기업과 노동, 경제와 행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성수 전 광주전남연구원장은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알고 어려운 지역문제를 풀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박 전 부시장을 평가했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광주형 일자리라는 이 거대한 기획과 실천을 하면서 박병규는 언제나 다른 사람 옆에서 함께 걸었다”며 “바닥부터 걸어온 그를 참으로 빛나게 하는 것은 광주형 일자리”라고 말했다.

불평등 해소의 지름길, 더 나은 일자리 창출,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행복으로 엮을 수 있는 상생의 길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청년실업 문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 속 미래 세대에 던지는 저자의 메시지는 선명하다.

“청년들에겐 지금 처해진 환경이 전부는 아니에요. 몇 차례의 과정을 통해 사람은 여러 번 새로운 계기들을 맞게 되거든요. 그런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가. 이게 청년 세대들에 어느 정도의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전 부시장은 지속 가능한 광주형일자리는 지역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광주형일자리는 각계각층의 참여와 협력으로 이뤄낸 결과물입니다. 노사의 상생을 위해선 사회 안팎의 노력이 필요하죠. 더 나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 모두가 협조한다면 제2,3의 광주글로벌모터스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