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세대가 말하는 오월 그날의 이야기 (사)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기획 김꽃비씨 등 청년 10명 ‘포스트 5·18’ 최명진 기자

2021년 10월 24일(일) 20:44

5·18 이후 세대인 청년들의 삶과 고민, 상상이 담긴 오월 그날을 이야기하는 책이 나왔다.

(사)지역공공정책플랫폼광주로는 10명의 청년 필진과 함께 ‘포스트 5·18’(문학들)’을 출간했다.

지금 세대에게 5·18민주화운동은 한마디로 ‘어려운’ 사건이다. 오늘날 청년 세대에게 5·18은 웹툰, 영화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의 무거움보다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여전히 5·18을 부인하고 폄훼하며 왜곡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5·18의 진실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어떤 5·18 경험자들은 항쟁의 10일만을 강조하며 5·18에 다른 민주·인권·평화의 이야기들이 들어오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기념관과 전시는 죽음과 항쟁만을 얘기하며, 그 사이에 있는 다양한 삶과 표정들에 대해서는 눈감는다.

때문에 5·18은 당시의 현장에만 머물러 있으며 지금 세대의 삶과 고민, 상상에는 쉽게 와닿지 않았다. 5·18을 마주하게 된 사연들은 제각각이지만 저자들은 1980년 오월의 다양한 얼굴을 드러내고자 했다.

김꽃비, 김지현, 이하영, 박은현, 김동규, 김유빈, 백성동, 박경섭, 이자영, 서다솜씨가 집필에 참여했고 이경옥씨가 삽화를 그렸다.

오월의 이미지를 담은 엽서를 만들어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작업, ‘임을 위한 행진곡’을 오르골에 담는 활동, 광주의 할머니들과 요리를 통해 밥 먹듯이 5·18을 기억하고자 한 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월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이, 초등학생들에게 5·18을 가르치는 선생님, 광주를 넘나들며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들…

저자들은 오월 이후의 세대이기에 항상 발언의 자격을 의심 받지만 그들에게는 저마다의 오월이 있다.

이들에게 ‘포스트 5·18’은 5·18이 항쟁 당시의 10일로 끝난 사건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며, 새로운 상상력에 열려 있기를 바라는 마음의 다른 표현이다.

5·18민주화운동에서 ‘이제 5·18은 세대 간 소통과 다툼의 장이 된 것인가?’라는 질문은 따분하고 짜증나거나 진부한 질문이 아니다. 다음 세대에 의해 재전유되거나 도전받지 않은 모든 것은 기록보관소에 저장되는 것으로 생을 마치게 되기 마련이다.

이들의 목소리에서 5·18은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된다. ‘포스트 5·18’에 담긴 목소리는 5·18민주화운동사에 있어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