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 14일까지 국제레지던시 입주작가 작품발표전 ‘뒤틀림 너머의 질서’ 불안한 사회 속 예술의 재해석 김형숙·문창환·심은석·이조흠…시립미술관 야외 공간 설치·영상 등 작품 통해 팬데믹 혼란 속 성찰 예술적 풀어 최명진 기자

2021년 11월 11일(목) 19:24

심은석作 ‘여자와 들개에 홀린’

광주시립미술관은 2021 국제레지던시 입주작가 4명의 한 해 활동을 보고하는 작품 발표전을 개최한다. 김형숙, 문창환, 심은석, 이조흠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시립미술관 야외 공간에서 열린다.

이번 국제 레지던시 결과발표전 주제는 ‘뒤틀림 너머의 질서’다. 코로나로 변화한 일상에 대한 불안한 심리와 혼란 속 자신의 성찰을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새로운 활동을 시도하고 있는 청년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설치·영상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형숙 작가는 ‘작은 복도’를 통해 장소에 대한 특별한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한다. 좁은 복도처럼 만들어진 구조물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설치 작품을 보여준다.

김형숙作 ‘작은 복도’

레이저나 홀로그램, LED 등을 활용한 영상 기술을 통해 미디어로 조각을 제작하고 있는 문창환 작가는 잔디 공터에 설치한 스크린 위로 관람객이 올라가 체험할 수 있는 ‘중정’(中庭)이라는 작품을 12일 선보인다. 공터에 설치된 작품의 비닐은 환경 오염의 주범이기도 하지만 곤포처럼 농업에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한다. 작품은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혼종과 같은 생물체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 심은석 작가는 유화물감을 굳혀 조형화하거나 인간의 육체를 벗어난 초자연적 형태를 보여준다. 서로 다른 것들의 화합을 통해 내면의 탐구를 시도한다. ‘여자와 들개에 홀린’은 동물과 인간의 혼합 형체를 보여주며 관람객에게 신선한 감각을 선사한다.

이조흠 작가는 팝(Pop)적인 이미지를 사용해 다채로운 자화상을 소개한다. LED를 이용해 예상치 못한 의외의 장소에 전시되는 작품으로 미술관 공간에 신선함을 부여한다. 단순화된 캐릭터를 통해 친숙함을 느끼게 하지만, 미술관의 전시 공간에서 벗어난 작품은 전시에 대한 기존 개념을 탈피하는 색다른 의도를 드러낸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2년여에 걸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움츠렸던 우리 사회가 단계적 일상 회복 시기에 접어들면서, 미술계에서도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고 있다”며 “광주시립미술관 국제레지던시 센터에서 묵묵히 작업해 온 4명의 작가들의 성과 발표전은 그런 점에서 새로운 의지와 희망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