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갈증 해소해준 글쓰기, 연출로 이어졌죠” 조은지, 영화 ‘장르만 로맨스’로 장편 연출 데뷔 연합뉴스

2021년 11월 17일(수) 20:05

20년이란 짧지 않은 경력의 배우지만, 첫 장편 영화를 연출하고 개봉을 기다리는 조은지(사진) 감독은 얼마 전 열린 시사회에서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만난 조 감독은 시사회 때보다는 한결 편안해 보였다.

그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머리가 백지가 되더라”며 “감독이란 호칭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이렇게 큰 자리에서 주목받는 건 또 처음이라 여전히 긴장되고 이 긴장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잡지 모델 출신으로 뜻하지 않게 배우가 됐던 그는 첫 장편 연출 역시 뜻하지 않게 찾아온 기회라고 했다.

“원작 시나리오를 받아 보게 됐는데 처음엔 출연 제안인 줄 알았어요. 연출 제안이라고 하시는데, 장편 연출은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라 고민을 많이 하다가 각색을 해보겠다고 제안을 했죠.”

각색한 시나리오를 받아본 제작사는 다시 ‘오케이’를 했지만, 그의 고민은 또 며칠 이어졌다.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 분)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로맨틱 코미디의 외피 안에 ‘관계’를 바라보고 고민하는 섬세하고 선한 시선이 담겼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력을 더하는 감초 역할로 친숙한 배우지만, 그는 첫 단편 연출작 ‘2박 3일’로 2017년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며 정식으로 감독 데뷔를 했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연출 욕심이 생겼다기보다는, 글 쓰는 걸 좋아했어요. 저한테 기대하고 요구하는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 보니 배우로서 제가 갈구했던 것들을 글쓰기로 해소했던 것 같아요. 자꾸 쓰다 보니 장면 구성 안에서 그림이 보이고, 어떤 배우의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재미있겠다, 하고 싶다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거죠.”/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