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법 위헌 결정’ 광주·전남 ‘후폭풍’ 행정사·변호사사무소 등 면허취소 관련 구제 문의 잇따라 총 2천381명 해당…상습 음주운전 ‘잘못된 면죄부’ 시각도 임채만 기자

2021년 12월 01일(수) 19:54

음주운전 재범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의 위헌 결정으로 광주·전남에서 면허취소·형량 관련 구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키면서 상습 음주운전자에게 ‘잘못된 면죄부’를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6월 25일(윤창호법 시행)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윤창호법 적용 대상은 광주 924명, 전남 1천457명 등 총 2천381명이다.

이들은 기존 윤창호법으로 가중 처벌 대상이었지만 헌재 판결로 인해 형사 처벌 감경 대상이 됐다. 하지만 행정처분에는 변함이 없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최근 형량 감경, 면허취소 구제 문의 등 변호사·행정사 사무실에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광주지역 한 행정사는 “‘윤창호법 위헌’ 결정 이후 평소보다 면허 구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면허 정지·취소 관련 행정처분은 달라진 게 없지만 이를 오해하는 분들이 상당수라 업무가 어려울 지경이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윤창호법 위헌 결정 후속 조치로 시도경찰청 및 경찰서에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윤창호법 적용 법률조항)’을 적용해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음주운전 2회 이상 수사중인 사건은 위헌결정된 제148조2 제1항 대신 제2항(측정불응) 또는 제3항(단순음주)을 적용해 처리 ▲형사처분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 행정처분(면허취소, 결격)은 현행 유지 등 지침을 하달했다.

헌재법에 따라 위헌 결정이 나면 해당 조항은 소급돼 효력을 상실한다.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에 근거해 확정 판결을 받은 자와 처벌을 다 받은 자는 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위헌 결정의 심판 대상은 2018년 12월 개정돼 지난해 6월까지의 옛 도로교통법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을 우선 적용받는 사람은 이미 옛 도로교통법으로 처벌이 확정된 경우다.

현행 도로교통법에도 위헌 결정이 영향을 미칠지가 문제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이번 심판 대상이 아니었지만 옛 도로교통법과 거의 유사하다. 법조계는 사실상 현행 도로교통법에서도 해당 조항이 효력을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이 현재 검찰 송치 전 수사중인 사건은 음주운전 횟수 기준을 제외하고 음주 수치에 따라 처벌 기준을 삼고 있다.

하지만 윤창호법 대상이었던 음주운전 2회 운전자가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형사 처벌 대상에서 벗어남에 따라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달 28일 윤창호법의 적용을 받아 진행 중인 모든 재판에 음주운전 일반 규정(도로교통법 148조의2 제3항)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수사 진행 중인 사건을 포함해 윤창호법이 적용돼 형이 확정된 사건까지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검·경은 음주운전 재범으로 입건된 사람이 2019년부터 매년 5만-6만 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헌재 결정으로 15만명 이상의 범법자가 감경이나 석방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음주운전 2회 이상 수사중인 사건은 윤창호법 근거 조항 대신 측정불응이나 단순음주로 적용해 처리하고 있다”며 “면허취소 등 행정처분은 변함이 없으니 착오가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