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대 작가 ‘어머니의 보자기 Natura Morta’展

16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
반복과 변주로 그려낸 색면 추상의 세계
리듬감 있는 선들이 표현하는 자연의 색감
변화하는 사물 속 형상 너머의 본질 찾아내

최명진 기자
2021년 12월 05일(일) 19:06
조영대 作 ‘어머니의 보자기’ <광주신세계갤러리 제공>

일상적 소재에 대한 끊임없는 사색으로 독특한 자연의 질서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오는 16일까지 조영대 작가의 ‘어머니의 보자기 Natura Morta’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꽃의 화가로 알려진 조영대 작가의 신작 ‘어머니의 보자기’를 선보이는 자리다.

산뜻하지만 무게감 있는 색과 단순하지만 리듬감 있는 선들이 캔버스 안에 담겨 있다.

전시장에 함께 전시된 회색톤의 정물화는 다양한 색상의 색면 추상의 작품과 어우러져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에 대한 우리의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조 작가는 지금까지 주변의 자연 풍경, 그곳의 꽃과 나무, 그리고 주변의 사물로 이뤄진 정물을 그려왔다. 빛의 움직임과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색감에 현대적 감수성을 더했다.

이처럼 자연과 사물에 대해 직관적인 태도로 남도의 빛과 색을 전통 회화 기법으로 표현했던 그는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그림 연작을 보여준다.

한 조각, 한 조각 어머니의 손길로 연결돼 만들어진 보자기의 선들이 고스란히 캔버스 위로 옮겨져 표현됐다.

물감을 반복적으로 바르고 깎아서 쌓인 마띠에르(matiere)에서 작가 고유의 색감이 스며 나온다.

풍경과 정물을 오가던 작가의 작품이 지극히 단순화된 색면 추상의 새로운 모습으로 전환한 데는 이탈리아의 정물화가 조르조 모란디(Giorgio Morandi)에 대한 연구가 시초가 됐다. 이탈리아어로 ‘정물’을 뜻하는 모란디의 ‘Natura Morta’ 연작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사물을 유사한 구성으로 반복적으로 그림으로써 존재의 근본과 관계를 탐구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었다.

이에 대한 작가의 높은 관심은 작가로 하여금 빛, 색, 형태, 공간 등을 통해 변화하는 사물과 사물, 그리고 사물과 배경 간의 유기적 관계를 파악하는 데 빠져들었다. 일상에서 그림의 소재를 찾고, 그것의 반복과 변주를 통해 바라보는 대상의 본질에 대한 연구에 더욱 몰입했다.

정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작가가 지금까지 꾸준하게 그려온 자연의 색과 만났고 이는 곧 새로운 연작의 시작이 됐다. 화폭에서 완전히 사라졌던 이미지들은 작가의 어머니가 만든 보자기를 만나면서 다시 자연스러운 선의 형태로 화면 속에 등장한다.

작가가 선택한 보자기의 선은 자연의 색을 만나 미묘하고 아름다운 변주를 표현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지금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우리가 보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안다고 생각하는 어렴풋한 기억들이 만들어낸 이미지일 뿐 진정으로 그 실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소재에서 끊임없는 사유를 통해 그것이 지닌 모습 그대로를 집요하게 바라보며, 그 아무도 보지 못한 것을 시각화하는 작가는 캔버스에 색을 칠하고, 그것을 긁어내고, 다시 선을 그으면서 형상 너머의 본질을 찾고자 한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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