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인 전숙, 5번째 시집 ‘저녁, 그 따뜻한 혀’ 출간 위태롭고 불안한 현실 속 따뜻한 위로를 ‘슬픔이라는 육식공룡’ 등 4부 구성·65편 작품 선봬 최명진 기자

2021년 12월 12일(일) 18:46

전숙(사진)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저녁, 그 따뜻한 혀’(문학들刊)가 출간됐다.

시집은 4부로 이뤄져 있다. 1부는 ‘슬픔이라는 육식공룡’, 2부는 ‘골목의 온도’, 3부는 ‘사진 한 장의 무게’, 4부는 ‘상처의 연대기’로 구성됐다.

이번 시집에서 전 시인은 문학의 자유, 새로움의 정신을 보여준다. 시인은 우리 시대의 상처와 아픔에 대한 연민, 치유의 전통 서정을 하나의 축으로 우리 사회와 자신의 갱신에 대한 고민의 깊이를 놓치지 않는다.

첫 시집 ‘나이든 호미’에서부터 이번 시집까지 전 시인의 시들은 중심적이기보다는 주변적이고, 중앙집권적인 통제력보다는 다양성을 용인하는 산발적 힘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시인은 시를 통해 인간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회복함으로써 따뜻한 위로를 만들어낸다.

전숙 시인

또한 위태롭고 불안한 현실 속에서 그것들과의 유대를 꿈꾼다.

현실적 이해관계의 차원에서 무력해 보이는 서정시가 우리 시대의 삶과 인간의 본질에 대해 숙고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고귀한 가치를 드러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김종 시인은 “시집 전반에 상징된 혀의 원초성은 어머니가 인간 존재의 샘자리인 것처럼 삶의 신산함을 위무하고 연민하는 생명정신의 샘자리인 것을 인지할 수 있다”며 “아가페적 사랑을 몸 바꾼 혀는 어머니와 동의어다. ‘혀와 어머니와 사랑의 기울기는 60도’라는 동심원적 인식은 한 줄기 햇살 같은 따뜻하면서도 부드러운 전 시인만의 측은지심의 몸내림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경호 문학평론가는 “그의 시는 오늘날 우리 시단에 만연한 지나친 난삽과 굴절 우회로 심층을 빙자해 탄력을 잃고 있는 것을 과감하게 거부하면서도 새로움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어 신뢰와 기대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숙 작가는 2007년 ‘시와사람’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나이든 호미’, ‘아버지의 손’, ‘꽃잎의 흉터’ 등이 있다. 나주예술문화 대상, 전국 계간지 우수작품상, 백호임제문학상, 한국펜문학상, 한국가사문학대상 우수상, 고운최치운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문장21’ 책임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