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이슬 / 시 - 오재동
2022년 01월 03일(월) 19:06
새벽닭 울음소리에 눈떠
해 저물도록
허공을 가른 빗줄기 같은 햇빛 아래서
콩 감자 수수 어린 것들 어루만지다
느릿느릿 땅거미 내려오면
밤이슬 밟고 돌아온 당신의 발자국 마디마디에서 떨어지는
맑은 이슬방울이 나를 키웠다는 것을
이 나이가 돼서야 알았습니다.

뜸북새 울음소리도 끊기고 당신의 생은 저물었어도
당신이 살다간 보리밭 언덕에 종달새 우는 이른 봄날이면
영롱한 빛깔로
텃밭을 파랗게 키우다 나락꽃 떨어지면 스러진 이슬을 보고나서야
당신의 사랑을 알았습니다.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당신은
아침 이슬로 살아나 풀뿌리를 적시고 들꽃을 말갛게 물들이다
저녁 어스름이 살며시 내려오기 시작하면 서쪽 하늘에 작은 별로 반짝입니까?

<오재동 약력>
▲불교신문 신춘문예, 현대시학 추천
▲한국현대시협 중앙위원(현), 한국문협 자문위원 고흥작가회 고문
▲수상 : 한국문학 백년상 외
▲시집 : ‘베틀노래’ 외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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