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행정복지센터 봉사활동 관리 허술했다니

2022년 01월 06일(목) 19:56

광주시 북구 두암2동 행정복지센터 내 ‘작은도서관’ 은 평일 오전 9시-오후 1시, 오후 1-5시 봉사활동이 가능한 시설이다. 하지만 이 곳은 상주하는 관리자가 없이 운영되는 구조로 자연스럽게 교대 근무가 이뤄지고 있는데, 일부 자리 이탈이 많고 봉사 시간을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뒤늦게 정정하겠다고 했으나 사후약방문 격이다.

본보 확인 결과, 지난해 7월-12월까지 근무상황부에는 대체 공휴일(10월4일, 11일)을 제외하곤 오전 시간대 모두 봉사활동을 수행한 것으로 기록됐다. 시간을 제대로 채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정됐다. 근무상황부가 봉사자가 근무하는 곳에 비치돼 있고, 별도의 확인 없이 자신들 서명이 가능했으며 사진 증빙 역시 월 1회만 첨부하는 등의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특히 문제의 봉사활동 이수자들이 통장과 부녀회원이 다수 포함돼 특혜를 누려왔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통장 선발 과정에서 단수 후보일 경우 자격심사를 거쳐 결정하나 복수의 후보가 나선 경선일 경우 봉사점수가 100점 만점 중 50점으로 사실상 당락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행정복지센터가 정말 몰랐을까 싶다. 그래서 남들 모르게 자기들끼리 짜고 하는 수작, ‘짬짜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장은 월 34만원의 월급과 함께 명절 수당이 별도로 지급돼 연간 476만원의 보수를 받으며 대학생 자녀까지 학자금이 지원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수행기간은 2년이며 1차례에 걸쳐 연임할 수 있다. 4년이 지난 이후에는 다시 4년이 지나야 입후보할 수 있다.

일선 관공서의 안일한 행정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고 통장 직위를 움켜쥐기 위한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봉사에 대한 사명감으로 묵묵히 성실 근무하고 있는 수많은 통장의 사기 저하도 우려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행정복지센터 전체를 대상으로 유사 사례가 있는지 실태 점검이 필요하다. 통장 평가 항목 등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새겨야 한다. 우리 사회 전반에 공정이 화두가 됐다. 봉사활동이라 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선 안되는 것이다. 분명한 책임 소재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