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인권의 어머니 평화와 안식 기원하며

2022년 01월 10일(월) 19:03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고(故) 배은심 여사를 애도하고자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6월 민주항쟁의 상징인 이한열 열사와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이어간 배은심 여사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며 유족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배 여사는 최근 급성 심근경색으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가 다시 쓰러진 끝에 별세했다.

각계에서 고인을 향한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민주열사 유족들과 시민사회 관계자들은 황망한 비보에 애통해 하며 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고 정치권도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과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대선 후보들도 숭고한 정신을 기렸다. 이 열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1987’의 작가 김경찬 씨와 장준환 감독, 배우 강동원 등이 빈소를 찾아 비통한 마음을 전했으며,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등도 조문을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도 성명을 내고 명복을 빌었다. 이 시장은 “다시는 우리 역사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유지를 받들겠다”고 밝혔다.

1987년 6월9일 국가폭력으로 희생된 이 열사의 죽음은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돼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평범한 주부였던 배 여사는 민주화운동에 헌신, ‘6월의 어머니’로 불리웠다. 1998년부터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을 맡아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뒤늦게 2020년 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던 고인의 마지막 염원은 민주유공자법 제정이었다.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희생된 분들이 유공자로 정당하게 인정받도록 법적,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배 여사는 오늘 발인과 노제를 지낸 뒤 이 열사가 묻혀 있는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영면에 든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아들, 한열이와 편히 쉬시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