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여는 사람들]정보경 이사장 “파킨슨 쉼터 회원들 제 삶의 희망이죠” 17년째 파킨슨 병 앓는 환우로서 회원들 ‘동질감’ 느껴 요가 등 프로그램 다채…‘파킨슨 마을’ 설립 최종 목표 김다인 수습기자

2022년 01월 18일(화) 22:04

파킨슨행복쉼터 전경.

사단법인 ‘파킨슨 행복 쉼터’를 이끄는 대장이자 광주 아너소사이어티 71호 회원인 정보경 이사장은 쉼터를 이끌 수 있는 힘에 대해 망설임 없이 ‘쉼터 회원들’이라고 말한다.

지난 2016년 개관 이후 지역 내 파킨슨 환자들의 사랑방이 되고 있는 파킨슨 행복쉼터에는 현재 5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 세포들이 죽으면서 생기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이다. 치매, 뇌졸중 등과 같은 3대 노인성 뇌 질환 중 하나다.정 이사장은 실제로 17년째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파킨슨 환우다.

그는 “큰 병원에 갔더니 진료실 들어가는 모습만 봐도 파킨슨병이라고 했다. 당시 의사가 “병 걸린다고 바로 죽는 거 아니에요”라고 해서 당시에는 웃으면서 나왔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이렇게 삶의 질이 떨어지는 병이란 걸 알았다면 웃으면서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파킨슨병은 크고 작은 증상들을 갖고 있다. 잘 알려져 있는 보행 장애, 자세 불안정, 서동증(운동 느림) 뿐만 아니라 변비, 두통 등 각종 통증을 동반한다.

정 이사장은 “파킨슨 환우들의 증상은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약을 먹으면 3-4일간은 멀쩡하게 보일 수 있는데 약 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부분이 장애인 등급 받을 때 힘들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파킨슨 환자의 경우 약기운으로 인해 장애인 등급이 낮게 나와 요양보호사 파견, 활동보조비 지원 등의 혜택을 못 받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쉼터를 운영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이사장은 “후원자와 회원 덕분”이라고 자랑했다.

파킨슨 행복쉼터는 개인 또는 기업의 후원금으로 모든 활동비를 충당하고 있다. 후원금은 운영비, 프로그램비뿐만 아니라 의료비로도 사용된다. 1년에 1인당 100만원씩 24명에게 총 2천400만원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정보경 이사장

정 이사장은 병마와 싸우며 우울감에 고립된 환우를 밖으로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외출조차 힘들어했던 환우에게 “함께 운동하자”며 파크 골프채를 쥐여줬다. 처음엔 거부했지만 계속된 설득에 이내 조금씩 마음을 열고 받아들였다”고 일화를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 그 환우는 쉼터 홍보위원을 자처하는 등 180도 변한 삶을 살고 있다.

쉼터의 탄생 과정에 대해 정 이사장은 “환우들이 함께 식당에 가면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초리가 좋지 않았다. 눈치 보지 않고 함께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시간도 보낼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쉼터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정 이사장은 쉼터에서 환우상담, 맞춤형 프로그램 구상, 가정방문 등의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쉼터는 환우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가을에는 파킨슨 가족들을 초대해 파크골프 전국 대회를 연다. 또 환우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월·수요일에는 요가, 화요일에는 파크골프, 금요일에는 라인댄스와 노래 교육 등을 진행한다.

정 이사장의 최종 목표는 ‘파킨슨 마을 설립’이다. ‘환우들과 오래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파킨슨 마을을 설립해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를 일구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김다인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