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이별도 내 사랑이라오! / 시 - 류하 강남호
2022년 04월 04일(월) 19:18
(우리는 아름다운 별처럼 사랑을 노래한다
그리고 그 사랑이 거짓인 줄 알면서도 완강히 거부하지 못한 채 울부짖는다.)

그대, 사랑이여!
그대는 오네이로이(Oneiroi)* 와 함께 사라지고
이별은 내 사랑의 시작이었네!
티끌만큼도 진실한 사랑은 없다 했는가?
이별의 상실을 사랑으로 바꿀 수 없다 했는가?
그대여, 흔들리지 않은 사랑이라 말해주오!
입술이 없어 이가 시리는 것을 모르는 척하듯
이별이라... 그대, 말하지 마오!

내 사랑이여!
나, 헛구역질과 비린내 풍기는 곳에서
나, 더 이상 슬픈 사랑을 하지 않으리
가슴 치는 이별을 내 아픔으로 할 수 없다오
나, 한평생 간직한 사랑을 이별의 한恨으로 남길 수 없다오
나, 허세의 품으로 허영에 찬 사랑을 품을 수 없으리
나, 그 찌질한 좀스런 눈물은 흘리지 않으리
나, 이별이라 말하지 않으리!

그대, 사랑이라 말해주오!
이별도 내 사랑이라오!

*오네이로이(Oneiroi) ; 그리스 신화에서 꿈의 신이다

<강남호 약력>
▲광주 문인협회 부회장
▲광주 국제 펜클럽 이사
▲광주 시인협회 부회장
▲문학박사 (한국어 교육)
▲윤동주 탄생 101주년 기념 수필 부문 대상

▶박덕은 평설
강남호 시인의 시 ‘이별도 내 사랑이라오!’에서의 시적 화자는 이별도 사랑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별도 사랑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한평생 간직한 사랑을 이별의 한恨으로 남길 수 없’기에 사랑이라고 받아들인다. 사랑이 달콤하면서도 말랑말랑한 감정이라면, 이별은 맵고도 상처받기 쉬운 연한 감정일 것이다. 이별과 사랑의 그런 감정 때문에 ‘이별은 내 사랑의 시작이었네’라고 시적 화자는 고백한다. 이별의 아픔을 사랑의 슬픔이라는 큰 범주 안에 포함시켜 버린다. 비록 사랑은 사라지고 헛구역질과 비린내 풍기는 곳에 서 있지만, 허세의 품으로 허영에 찬 사랑을 품을 수 없어서, 그 찌질한 눈물 흘리고 싶지 않아서, 이별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차라리 이별도 사랑 속에 포함시켜 버리겠다고 한다. 사랑의 좌절에 매몰되기 싫은 시적 화자가 부르짖는 사랑의 세레나데, 독자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그렇다, 이별도 사랑이다. 독자들이여, 이젠 그만 슬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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