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100일](1)공사현장 안전불감증 현주소

참사 이후 ‘안전’ 외친 현산…현장은 ‘도돌이표’
고용노동부 대규모 건설현장 12개소 점검 위반사항 636건
동바리 설치 미준수·무단 공법 변경 등 참사 원인 ‘되풀이’

안재영 기자
2022년 04월 18일(월) 20:35
사진=광주매일신문DB
오는 20일로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100일을 맞는다. 참사의 책임자와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과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행정적 처분 절차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학동 참사 때부터 현산은 줄곧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안전 강화를 외쳤지만 정작 현장 곳곳에서는 언제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도화선’이 산재한 걸로 드러났다. 특히 광주지역 건설현장에서도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나 본보는 사고를 되돌아보며 참사를 근절하고자 후속 상황을 점검한다. /편집자 주

6명의 현장 근로자가 세상을 떠난 참사는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다.

현장에선 설계가 무단으로 변경됐지만 이에 대한 검토도 이뤄지지 않았고 시공 과정에서 하부 층 동바리 설치 없이 콘크리트 타설이 강행된 탓에 설계 하중을 초과했고 이는 붕괴로 이어졌다.

이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지난 학동 참사에 연이어 발발하면서 현산은 사고 재발 방지와 현장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선 참사와 닮은꼴이 재현되며 위법행위가 만연하고 있었다.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현산이 시공하고 있는 대규모 건설현장 12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감독 결과 600건이 넘는 위법사항이 적발됐다.

사법조치에 해당되는 위반사항은 306건에 달했으며 과태료 처분 사항도 330건이 적발돼 8억4천여만원이 부과됐다.

세부적으로는 건설현장에서 빈발하는 추락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난간이나 작업발판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 위반사항이 원청과 하청을 포함해 261건 적발됐다.

또 화정동 참사와 같이 대형 붕괴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거푸집 동바리 조립 미준수와 지반 굴착 시 필요한 위험방지 조치 미시행 등 19건의 안전조치 위반사항도 확인됐다.

위험성 평가나 산업재해 발생 보고 등 기초적인 의무 위반도 144건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작업계획서 미준수, 유사시를 대비한 재해예방 조치(순회점검, 대피훈련 등) 미흡, 안전보건책임자 및 관리감독자 직무수행 등 다방면에서 문제점이 나타났다.

이렇듯 연이은 참사에도 불구, 현장에선 여전히 사고의 불씨가 피어나고 있어 고용노동부는 12개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모두 입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지역 건설현장에서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보건공단 광주광역본부가 지난 13일 관내 60개소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시·집중점검에서도 55곳에서 안전조치 미흡과 관련된 위험요인이 발견됐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이 지난 3달간 실시한 상시·특별점검에서도 문제점은 여실히 나타났다.

특히 한 현장에서 설계도면을 무시하고 임의로 공법을 변경, 시공한 사실이 적발돼 광주노동청은 관련자들을 입건했다.

전문가의 사전 검토 없이 진행되는 설계 공법 변경은 엄연한 불법이지만 현장에선 공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 같은 행위가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다른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과태료 1천만원이 부과됐다.

해당 현장도 공사 속도를 내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절차를 무시하며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보여진다.

당국은 이들을 포함해 붕괴 사고 이후 100여일 동안 건설 현장 18곳에서 법을 위반한 공사 실태를 적발하고 과태료 부과 또는 사법 처리할 계획이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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