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불순 다양한 질환 유발…검진 어려워 말아야” 20-30대 환경·스트레스 등 호르몬 불균형 초래 “규칙적 생리=건강한 삶 직결…전문의 진료 필요” 정리=오복 기자

2022년 04월 26일(화) 20:43

오영현 보라여성의원 원장 / 광주시의사회 부회장

여성의 몸은 꽃과 같다. 다양한 꽃들이 제각각 다른 계절에 피고 지듯 여성들은 제각기 다른 시기에 생리를 하고 꽃과 같이 진다.

하지만 꽃이 제때 피지 않거나 시들어 버린다면 이는 여성의 몸에 좋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는 신호이다.

오영현 광주시의사회 부회장(보라여성의원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생리의 기능과 호르몬 불균형에 따른 생리불순, 완경 등에 대해 알아봤다.

생리를 한다는 것은 출산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로 임신이 되지 않았을 때, 여성은 28-40일 간격(월경 주기)로 자궁 내막이 떨어져 나오는 현상을 반복한다.

요즘은 빠르면 초등학교 2, 3학년(만9-10살)부터 늦게는 고 1, 2학년(만16-17살)까지 초경(첫 생리)을 시작해 평균 만 47-57살까지 생리를 한다.

여성이 생리가 없다는 것은 임신이 되었거나, 호르몬의 균형이 깨져 정상적으로 자궁 내막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생리를 시작한 이후 다양한 이유로 생리 불순이 생기게 되는데 연령별로 주된 이유가 다르다.

10대 여성의 경우 초경을 정상적으로 시작했지만 차후 한 두번씩 생리를 거르거나, 한 달에 생리를 두 번씩 하는 다월경, 생리를 하지 않는 무월경 등이 지속돼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10대일지라도 성경험의 유무를 확인하고, 간단한 요 임신반응 검사 여부를 확인한다.

성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질초음파를 하지 못 하기 때문에, 방광을 채운 후 복부 초음파로 여성생식기인 자궁과 좌·우 두개의 난소를 확인하고 주변을 살펴보는 여성 생식기 초음파를 실시 한다. 지난해부터는 여성 생식기 초음파도 의료보험이 적용돼 본임 부담이 줄어들었다.

검사 후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난소종양 기형종, 난소 낭종이 드물게 발견되지만 대부분은 여성생식기의 해부학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생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이유는 신체적 문제 외로 분류되는데 스트레스 등에 따른 생체리듬(호르몬 불균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성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몸의 생체리듬이 바뀌어 두뇌의 뇌하수체-난소-자궁에서 유지돼야하는 호르몬이 균형을 잃게된다. 이는 생리 불순으로 이어지고 그 리듬을 되찾지 못했을 경우 무월경을 초래하게 된다.

대체로 10대의 경우 학교 시험이나, 유학으로 인한 환경 변화, 친구관계, 가정불화 등의 스트레스로 인한 생리변화가 주된 이유였지만 최근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스트레스의 영향도 늘어나고 있다.

20대 여성의 경우 활동이 활발한 나이로 일상생활 속의 스트레스, 낮과 밤이 바뀐 불규칙적인 생활, 다이어트로 인한 체중 증가와 감소로 생리 불순을 겪는다.

오영현 광주시의사회 부회장은 ‘규칙적인 생리는 건강한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했다. 사진은 오 원장이 여성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또 복용법을 지키지 않고 먹는 사전피임약, 응급 사후 피임약, 팔에 삽입하는 임플란트 피임약 등 피임약 장기복용 후 무월경을 겪기도 한다.

30-40대 여성의 경우, 일과 가사일을 동시에 하는 시기인 만큼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가중돼 생리 불순을 겪기도 하고, 임신을 하려고 하는 도중 스트레스를 받아 배란이 잘 되지 않기도 한다. 혹은 분만 후 정상적인 호르몬 축이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무월경이 생기기도 한다.

40대 이후의 무월경은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때 여성의 몸에서는 여성호르몬이 불균형하게 생성되면서 자궁벽이 변화돼 자궁근종, 자궁선근종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생리불순·무월경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전문 병원의 도움을 받아 증상의 이유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현대사회는 환경 호르몬에 과다 노출돼 환경과 스트레스에 취약한 정신적 영향으로 20-30대에도 난소낭종이나 자궁의 변화로 인한 자궁내막증, 자궁내막 폴립, 자궁선근종, 자궁종이 빈번하게 발견된다.

이는 대개 수술 없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추적조사하며 향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10대에 시작된 생리는 20대, 30대를 거쳐 40대에 자궁 변화를 겪으면서 서서히 끝나게 된다.

생리가 끝난다는 것은 ‘폐경’이라고 칭하기 보다 ‘완경(생리의 완성)’이라고 칭하는 게 옳다. 여성의 자궁이 출산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고 그 할일을 마친 것으로 완경을 한 여성의 몸은 이제 자신의 몸을 돌봐줘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완경 이후에는 여성은 여러가지 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기적인 검진 등을 실시해야한다.

오영현 광주시의사회 부회장(보라여성의원 원장)은 “생리를 하지 않게 되면 각종 질환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아직도 여성들이 산부인과 찾는걸 어려워해 인터넷의 부정확한 지식에 의존하고 있지만 당당하게 여성들의 질환을 검진받도록 여성의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여성의학과 문턱을 쉽게 넘어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했다.

이어 “생리의 시작부터 완경에 이르기 까지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규칙적인 생리를 하고 아름답고 건강하게 나이 들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리=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