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합쇼핑몰 유치와 골목상권 활성화 / 박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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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05월 03일(화) 20: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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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재 대선공약 정책과제로 채택돼 대통령직인수위 차원에서 적극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 산하 지역균형특별위원회가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복합쇼핑몰 유치 찬성 52.6%, 반대 42.9%로 나타났다. 특히 10-30대 청년층의 찬성이 75%에 가까울 만큼 월등히 높았다.
- 이해관계 복잡 해법 찾아질까 -
그런데 대통령직인수위는 전통시장 상가 등 소상인과의 마찰을 우려해 민간이 결정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년층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상황은 맞지만 6·1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소상인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직 인수위 기획위원회는 광주에서 복합쇼핑몰 관련 토론회를 열고, 민간 유치를 위한 행정절차 간소화와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지역균형특별위원회 김병준 위원장은 복합쇼핑몰 유치 문제의 이면에는 청년 일자리와 업종별 입장차가 존재한다며 다른 관점의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복합쇼핑몰 유치의 긍정적인 효과와 소상인 모두가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문제는 정치적·계층적·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법 도출이 쉽지않을 전망이다. 자칫 잘못 건드렸다가는 해법은 커녕 화만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골목상권이야말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모종린 연세대교수는 최근 지스트 조찬포럼, ‘로컬브랜드와 로컬브랜드 상권양성’ 주제 특강에서 원도심과 골목상권의 부활을 통한 지역경제 생태계 복원을 주장했다.
- 문화 기반의 로컬브랜드 주목 -
모 교수는 문화가 경제를 이끈다는 창조경제 이론을 지역에 적용해 골목상권 회복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의 강의는 크게 4개 장으로 구성됐는데, 그 핵심은 지역성을 활용한 비즈니스 창출과 집단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첫째는 문화창조경제 이론에 대한 설명이다. 찰스 랜들리의 창조경제 개념을 바탕으로 지역의 창조력을 활용해 일자리(職)-주거(住)-즐거움(樂)을 갖춘 센터(장소)를 건설하는 것을 기본명제로 제시했다.
둘째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지역성과 결합된 자신만의 콘텐츠로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은 예술, 문학 등 전통 콘텐츠영역과 융합된 복합문화공간, 컨셉스토어 등 새로운 콘텐츠를 지역에서 개척하고 발전시킨다.
셋째는 로컬브랜드 상권 형성에 대한 설명이다. 로컬브랜드 상권은 문화자원과 이를 통해 형성된 정체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압구정 카페문화, 홍대 피카소 거리, 경리단길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광주에는 동명동, 양림동, 충장로가 이에 해당된다.
넷째, 상권 중심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 구축에 대한 설명이다. 로컬 브랜드 상권 구성요소는 플레이어, 공간, 창업지원 3가지이다. 그리고 생태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자체, 골목상권, 대학이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 교수의 강의 결론은 원도심과 골목상권의 부활을 통한 지역경제 생태계 복원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발상은 새로운 것, 기이한 것, 화려한 것, 거대한 것으로부터 어메이징(amazing)을 추구해온 그간의 소비자 트렌드에 비춰볼 때 다소 역설적이다. 특히 복합쇼핑몰 유치 문제와 관련해 대비되는 논거를 펼친 모 교수의 주장은 지역소멸을 우려하는 광주·전남에 민들레 홀씨같은 희망을 느끼게 한 강의였다.
필자는 이 강의를 들으면서 EH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책 내용이 떠올랐다. 슈마허는 이 책에서 경제규모가 작아질 때 쾌적한 자연환경과 인간행복이 공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중심의 삶의 조건을 만들고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광주에서 로컬브랜드 상권이 되살아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