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섬·연안 생물자원 전문 연구기관 자리매김 생물 신종 110종·유용 생물자원 130점 발굴 섬생물소재은행 개소 등 산업화 가시적 성과 목포=정해선 기자

2022년 05월 08일(일) 20:13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전경

놀이시설

친환경선박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지난해 5월 목포시 고하도에 국내 최초의 섬·연안 생물자원 연구기관으로 개관했다. 사진은 체험활동.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제공>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아시아 최고 섬·연안 생물자원 연구기관을 향해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지난해 5월 목포시 고하도에 우리나라 최초의 섬·연안 생물자원 연구기관으로 개관했다.

개관 후 짧은 기간 동안 핵심 사업인 연구 부문에서는 섬·연안 생물 신종 110종을 비롯해 유용 생물자원 130점 발굴, 천연물 300점 구축을 완료하며 성공적인 착수를 마쳤다.

섬생물소재은행 개소를 비롯, 바이오 기업 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2개 기업 매출이 180% 증가하는 등 섬·연안 생물자원에 대한 산업화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독일 레드닷 어워드 본상을 받은 상설전시관을 시작으로 올해는 어린이 체험관이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세계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또 야외 어린이놀이터는 행정안전부 우수 어린이 놀이시설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섬·연안 생물자원 전문 연구기관이라는 본연의 특성에 맞춰 신종 130종과 생물자원 상용화 후보 소재 500점을 목표로 미탐사 미발굴 지역 생물자원에 대한 탐사와 연구를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친환경 도서생물 조사선 건조 등 탄소중립 사업을 적극 발굴해 공공기관 역할에도 앞장설 방침이다.

◇미탐사 지역 미발굴 생물 중점조사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섬·연안 생물자원 전문 연구기관답게 개관한 지 만 1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다양한 연구 성과를 보였다.

그동안 조사가 미흡했던 미탐사 지역을 중심으로 미발굴 생물에 대한 전략적인 조사와 발굴을 진행함에 따라 섬·연안 지역 조사지 20개소의 생물상을 파악해 척추동물·곤충·무척추동물·식물·원생생물·원핵생물·균류 등 7개 분류군 특화 중점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8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신종·미기록종 후보군 110종을 발굴했고 확보된 생물표본 1만7천707점은 섬생물자원통합시스템에 입력해 관리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표본 관리 규정을 제정하고 분류군 별 수장 관리 매뉴얼과 안내서를 발간했다. 또 섬 지역 특화 분류군 별 생물종 목록을 구축하고 ‘도서 육상식물 종목록 자료집’ 발간을 완료해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는 ‘자생생물 조사·발굴단’ 운영 등 외부 전문가와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미발굴 분야를 개척함으로써 섬·연안 특화 생물종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개관 후 8개월 동안 신종·미기록종 후보군 110종을 발굴, 확보된 생물표본 1만7천707점을 섬생물자원통합시스템에 입력해 관리하고 있다.

◇생물자원 실용화 부가가치 창출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섬·연안 지역 특징적인 생물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신규 소재 발굴 등 생물자원 실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전문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섬·연안 생물 유래 천연물 300점과 배양체 1천점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화 후보 소재를 선별한 것을 넘어 생물소재화 융합 연구를 추진해 이미 시제품 제작을 완료하는 등 식물 기능성 천연염재 검증·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섬·연안 생물 상용화 후보 소재 확보와 실질적인 활용 가치 창출에 목표를 두고 항염과 면역 증진 부문 유용 정보를 생성한다.

기능 천연물 발굴, 전통 발효제품의 핵심 미생물 선별과 소재화, 천연염재 개발 등을 통해 섬·연안 자생생물을 활용한 지역 브랜드 활성화에도 앞장선다.

◇다양한 전시·참여형 교육 추진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개관 첫 해 섬·연안 생물소재에 특화된 ‘섬생물소재은행’을 개소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섬생물소재은행은 배양체·유전자원·추출물 등 3개 은행으로 구성돼 이미 섬·연안과 특수환경 생물소재 1천742점을 입고해 관리를 시작했다. 내부 분양 174개, 외부 분양 196개를 달성했다.

수요자 맞춤형 소재를 확보해 분양하는 것은 물론, 국내 소재은행 최초로 토양 남조류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섬·연안 지역 야생 독버섯 확보와 정보 분석을 통해 분양 소재의 다양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전문 연구 뿐만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방문해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와 참여형 교육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관람객 수를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ICT(AR, VR, 인터렉티브) 기술을 적용한 체험형 전시관에는 5만4천492명이, 참여형 오픈랩에는 2만1천655명이 방문했다. 실제 전시 관람 환경과 동일한 비대면 전시콘텐츠를 제공하는 VR전시관도 1천714명이 방문해 섬·연안 생물자원을 즐기고 배웠다.

지난 3월부터 기획전 ‘흑산의 생물을 기록하다’가 전시되고 있으며 오는 10월에는 ‘세밀화로 만나는 울릉도 고유식물’이 전시될 예정으로 섬·연안 생물다양성에 특화된 전시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학생과 연구 동호회를 대상으로 준전문가 수준의 심화형 교육 프로그램과 생물자원 전문 초·중등 교원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섬·연안 생물다양성 분야를 평생교육의 한 부문으로 이끌어낸다는 게 자원관의 구상이다.

◇지역사회 상생 발전 앞장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지역사회와의 상생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고하도 생물자원 조사연구 사업’에서 강한 번식력으로 농작물 재배지까지 깊게 침투해 토종 식물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양미역취를 주요 유해식물 대상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양미역취의 대규모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인근 농가에 마늘 심기와 고추따기 등의 일손 돕기를 제공하는 등 고하도 주민과의 상생 협력을 꾀하고 있다.

근무 인력 중 70%가 비수도권 인재인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신규 인력 채용 시 목포 소재 초·중·고등학교 중 1개 이상의 학교를 졸업했거나 공고일 기준 2년 이상 거주자에게는 가점을 부여, 지역 인재 채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목포시와 고하도 관광 활성화는 물론, 주민 문화 복지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도서 생물 조사선’을 건조해 연구 탐사 기동성을 높일 방침이다.

도서 생물 조사선은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디젤·전기 복합추진 방식을 활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환경부 산하기관 최초이자 호남·제주지역 1호 친환경 선박이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설립은 생물다양성 협약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 제정된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이 출발점이다.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발생 이익에 대한 공평한 공유는 전 세계가 공감한 가치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물자원의 분포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권역 별로 생물자원관을 설치해 체계적인 연구와 보전 관리, 생물산업 발전 지원을 추진하게 됐다. 이 중 호남권은 우리나라 섬의 65%, 해안선의 40%가 집중돼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생태 환경을 통해 희귀생물과 미기록종이 가장 많이 발견되고 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수많은 섬과 연안 지역을 탐사해 새로운 생물자원을 찾고 연구함으로써 미래 세대를 위한 생물다양성 보전에 앞장서겠다”며 “국가 생물주권 확보에 이바지한다면 ‘아시아 최고의 섬·연안 생물자원 연구기관’ 비전은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목포=정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