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42주년]‘다시, 오월’…진실 규명만이 진정한 국민 대통합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배상 등 오월영령 恨 풀 호기 안재영 기자 |
| 2022년 05월 17일(화) 2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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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들이 자유와 평등을 위해 흘린 피는 1987년 6월 항쟁의 원동력이 됐다. 또 거대한 촛불항쟁으로 발전해 세계 각국에서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는 민중들에게 투쟁의 본보기가 됐다.
국내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 5·18은 역대 정권때마다 좌·우 이념 논쟁에 휘말려 가치가 훼손됐다.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에 대한 역사적 심판은 당사자들이 사망하면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라고 불리면서도 고립된 지역주의의 희생양으로 오랜 시간 상처를 받기도 했다.
정치권은 이를 악용하기 바빴고 정작 피해자의 위상 회복은 요원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와 가족들은 깊은 내상을 지닌 채 여생을 보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격동의 근대현사를 관통한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올해 새 정부 출범 후 42주년을 맞았다. 기념식을 앞두고 5·18민주화운동 3개 사단법인이 공법단체로 출범해 의미 또한 남다르다.
앞서 5·18기념재단이 2022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5·18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69.1%가 ‘5·18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국민들이 생각하는 5·18 관련 새 정부의 추진 과제 1·2순위에 ‘진상조사 및 진실 알리기’와 ‘피해자 보상 및 치유’가 오르면서 해당 현안은 오월 단체의 염원을 넘어 국민적 관심사라는 점이 확인됐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도 2년간의 조사를 통해 ‘북한특수군 광주 침투 주장’ 등 은폐·왜곡·조작 사건의 베일을 걷어내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관문은 여전히 많다.
‘무기고 피습 사건’, ‘검거 간첩의 5·18 관련성 여부’, ‘광주교도소 습격 사건’ 등 과거사 정립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특히 당시 군 통수권자가 사망한 탓에 ‘최초 발포’ 등 진실 규명은 요원한 상태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17일 자신의 SNS 계정에 “국가정보원장 재직 때 총 4회에 걸쳐 5·18 진상규명위원회에 제공한 101건(6천888쪽)의 문서, 사진 257건 중에는 중앙정보부 생산 중요 문건 17건, 광주고 앞길 최초 발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차륜형 장갑차 사진도 있다”며 “당시 신군부 책임자와 핵심 인물들은 이제라도 사죄의 증언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이후 가능해진 정신적 피해 배상 청구는 피해자들과 국가가 ‘진정한 화해’에 도달하기 위해선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다.
오월 피해자들이 42년 넘게 겪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사과와 ‘배상’이야말로 정부에 대한 불신을 끊어내며 손을 맞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게 중론이다.
5·18민주화운동 공법단체들은 지난 16일 정책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여기엔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국민통합’이 실현될 것이란 기대감이 자리한다.
어찌 보면 보수 정권인 윤석열 정부 체제야 말로 오월영령들의 한을 풀 수 있는 ‘호기’다. 그동안 5·18에 대한 폄훼를 이어온 보수 진영이 변화된 모습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윤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국민 통합의 길도 멀지 않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18일 기념식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5·18 42주년 기념식은 5·18민주유공자와 유족, 정부 인사, 각계대표, 학생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다.
‘오월을 드립니다’를 주제로 개최되는 기념식은 5·18민주유공자와 유족들에게는 진실 규명을 통한 용서와 화해로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들에게는 광주로부터 뿌려진 민주주의의 씨앗을 소중하게 가꿔 희망 가득한 오월을 함께 만들자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기념식은 헌화·분향, 국민의례, 경과 보고, 추모공연, 기념사, 기념공연,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의 순으로 55분간 진행된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