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 윤은상

2022년 05월 24일(화) 19:43

윤은상 前 광주교육연수원 총무부장

미국의 배우 겸 극작가인 한 사람이 1852년 알제리에서 사망했고, 그의 시신이 31년 만에 고국인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 국무위원 등 주요 인물들과 수많은 시민들이 그의 늦은 귀향을 열렬히 환영했다. 그의 이름은 존 하워드 페인으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즐거운 나의 집’을 작사한 사람이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은 영국인 헨리 비솝경이 작곡한 곡조에 존 하워드 페인이 가사를 붙인 노래다. 존하워드 페인의 늦은 귀향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했던 것은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은 나를 사랑하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고 가족과 더불어 기쁨을 속삭이는 곳이기에 세상에 그 어떤 귀하고 아름다운 곳도 사랑하는 내 가족만은 못할 것이다.

벚꽂과 개나리 진달래가 온 나라를 아름답게 수놓았던 4월도 지나가고 달콤한 행복을 안겨주는 사랑과 은혜의 달 5월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코로나19는 우리들의 삶을 조심스럽고 움추리게 하고 있다. 하찮은 것에 맥없이 무너지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면서 돈과 권력이 무의미하고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을 알게 해줬다. 집에서 차려준 음식을 가족과 함께 먹으면서 우리가 가야 할 곳은 가족과 가정임을 다시금 알게 해줬다.

이처럼 가족 간의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많이 만들고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뜻깊은 5월에 싱그러운 바람결에 날아오는 봄의 향기가 온천지에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자녀를 양육할 때 어려움도 있겠지만 성장해 효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쁨과 행복도 더해진다. 필자의 아들은 바쁜 직장생활 중에도 조석으로 전화를 한다. 서로의 격의 없는 소통은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하며 부자 관계를 더욱 자연스럽고 돈독하다. 아들은 2년 전에 결혼해 예쁜 손녀를 안겨줬다. 손녀의 재롱은 일상생활의 청량제다.

다만 10개월된 손녀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어린 자녀 하나를 키우기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부부가 함께 협력하지 않으면 온전한 양육이 어려워진다. 종일 돌봐야 하는 부모는 몸과 마음은 이미 지쳐있다. 그래서 결혼과 출산율이 떨어진 이유를 알 듯하다. 하지만 아이 양육에 모든 정성을 쏟고 있는 며느리의 자녀 사랑을 볼 때 이런 정성으로 나를 기르셨던 부모님의 사랑을 되돌아본다.

가정은 ‘천국의 작은 모형’이라고 했듯이 가족 간의 진정한 사랑을 통해 가정을 온전하게 회복될 수 있다. 누구보다 가장 가까운 아내 때문에, 남편 때문에, 자녀 때문에 갈등하고 마음 아파하지 않는 가정이 어디 있을까? 오히려 사랑하는 가족 간에 갈등하고 증오하면서 각종 사건과 사고가 적잖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가정의 행복은 그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뢰와 헌신, 사랑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가꾸어 나갈 때 이루어진다. 아울러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다할 때 ‘즐거운 우리 집’이 영속되리라 생각된다. 남편은 남편으로서, 아내는 아내로서, 자녀는 자녀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소중한 가정의 행복이 지켜진다. 누구든지 대접을 받으려 하거든 먼저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은 먼저 나의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남편을 왕처럼, 아내를 여왕처럼, 자녀를 왕자나 공주처럼 대접할 때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러하지 않으면 서로가 하인이나 노예처럼 대할 것이다. 이것이 세상의 법칙이고 성경의 가르침이다. 가족 구성원들을 돌보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넘칠 때, 그리고 각자의 역할을 솔선할 때 ‘즐거운 우리 집, 가정에서의 천국의 모습’이 회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