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산악사고에서 안전하려면 어떻게? / 김영일

2022년 05월 25일(수) 20:14

김영일 광주시소방안전본부 구조구급과장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광주시에는 주위에 많은 산을 포함하여 행정구역이 설정되어 있다. 서구 금당산, 남구 분적산, 북구 삼각산, 광산구 어등산 등, 그리고 그 유명한 무등산국립공원이 있다. 이렇게 좋은 산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 산으로 등산이나 산책을 가서 스트레스도 풀고 마음을 달랠 수 있으니 말이다.

얼마 전까지 벚꽃이 만발하고 지더니 이제는 철쭉꽃과 장미꽃을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된다. 따스한 봄 날 꽃을 구경하거나 봄기운을 만끽하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부터 해방감과 봄의 정취를 느끼고자 준비 없이 무작정 산을 찾았다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할 수 있으니 안전한 산행을 위해 준비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알리고자 한다.

우선 추운 겨울 동안 잘 쓰지 않았던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져 가벼운 충격에도 부상을 당하기 쉽다. 안전하고 건강한 등산을 위해서는 본격적인 산행 전 스트레칭으로 몸의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산행 후에도 뭉쳐있는 근육을 마사지 등으로 풀어주는 것이 좋다.

봄철 안전한 상행을 위한 산악사고 예방 10계명은 다음과 같다. 1. 등산로나 날씨 등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라. 2. 여벌의 옷, 장갑, 마스크, 모자 등을 준비하라. 3. 배낭의 짐은 적게(몸무게 10%미만)하고, 손에 물건을 들지 마라. 4. 자신의 체력과 능력을 과신하지 말라. 5. 일몰 2시간 전에는 산행을 마쳐라. 6. 산행시간을 8시간을 넘지 마라. 7. 긴급상황을 대비하여 체력의 3할을 남겨두라. 8. 일행 중 가장 느린 사람을 기준으로 움직여라. 9. 지도를 휴대하고 수시로 나의 위치를 확인하라. 10. 휴대폰의 위치정보를 항상 켜 두어라.

위의 10계명만 지켜도 대부분의 산악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5년 이상 소방공무원 생활을 하며 수많은 사고 현장에 출동하였지만 대부분은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를 자주 보았다.

위의 예방수칙과 함께 몇 가지 사항만 추가로 알아둔다면 산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쁨과 희열을 만끽하며 안전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먼저, 휴대폰 배터리 충전 량 확인 및 필요시 보조배터리를 준비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휴대폰은 정말 만병통치약이다.

그리고 산악위치표지판(국가지점번호), 간이구조구급함, 전봇대(고유번호) 등 각종 표지판을 활용한다. 지형지물이나 산에 설치되어 있는 표지판 등을 기억해 두었다가 119 신고 시 사고발생 경위와 부상 정도를 함께 알리면 보다 빨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등산 스틱을 휴대하고 사용한다. 사고의 대부분은 하산 중 발생한다. 등산 스틱을 잘 활용하면 미끄러지는 것뿐만 아니라 무릎이나 발목에 가해지는 하중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최근 강원도와 경상북도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많은 산림과 재산 손실이 있었다. 산불은 발생 시 피해가 크고 복구하기 위한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산행 시 라이터와 같은 인화성 물건은 휴대하지 않도록 하고 산에서는 절대 금연 및 취사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많은 꽃들과 봄의 새싹이 피어나는 신록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하는 것과 함께 “미리 준비해 두면 근심할 것이 없음”을 일컫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이라는 사자성어를 기억하면 더 멋진 산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