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자중지란…선거 목전 혼란 가중 尹 “이게 지도부냐” 朴“다양한 의견 내야” ‘86용퇴론’ 놓고 대변인 “개인 의견일 뿐” 朴 예고한 쇄신안 금주 발표도 어려울 듯 김진수 기자

2022년 05월 25일(수) 20:45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6·1지방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자중지란을 겪으며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반성과 사죄의 뜻을 담아 한 긴급 기자회견의 형식과 내용을 두고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갈등이 심해지며 당 ‘투톱’을 비롯한 지도부의 자중지란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전날에 이어 다시 한번 반성과 사과를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더 깊어지기 전에 신속히 사과하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용퇴론’을 두고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착시키는 역할을 완수한 만큼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86그룹’ 당사자인 김민석 공동총괄본부장은 “질서 있는 혁신 과정에서 각종 현안이 당헌·당규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민주당은) 지도부 일방 또는 개인의 지시에 처리되는 정당이 아니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선대위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참석자들은 공개회의에 앞서 사전에 발언 내용을 조율하는 관례에도 불구하고, 전날 회견에 이어 박 위원장이 또 다시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전해철 의원은 “무슨 말을 해도 좋은데 지도부와 상의하고 공개 발언을 하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은 결국 “이게 지도부인가”라며 회의실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회의실 밖에 대기하던 취재진에 고성이 들리기도 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발언은 당의 혁신과 개혁을 위한 개인 의견”이라며 “선거 전 서둘러 반성하는 것이 국민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갈 것인지는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톱’ 중 한명의 발언에 대해 당 대변인이 ‘개인 의견’으로 평가절하 한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당의 ‘투톱’은 서로를 향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윤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을 대표하는 입장”이라며 “(박 위원장이) 향후 정치적 행보를 시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데, 개인 행보에 대해 당이 협의를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같이 사과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지만 (윤 위원장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타이밍이 맞지 않다고 했다”라며 “적어도 민주당이라면 다양한 의견을 분명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당의 사분오열 조짐에 박 위원장이 금주 중으로 예고한 쇄신안 발표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쇄신안은) 금시초문이고 지금도 따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