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글로벌모터스, 고민이 필요하다 / 박대우
2022년 05월 26일(목) 19:48
박대우 지역발전정책연구원장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광주를 만들자는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지역경제를 살리자는데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방향이 잘못되었다. 왜 하필 자동차인가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대통령이 직접 일자리 상황을 체크하고, 일자리위원회도 만들어졌다. 그만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이와 함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완화하는 것도 해묵은 난제였다. 故노무현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였던 국가균형발전의 완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우선적인 목표였다.

또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닌 호남에 대한 정치적 부채의식이었다. 2016년 총선에서 안철수 바람에 힘없이 무너졌던 쓰라림은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 행보에 있어서 호남에 대한 배려와 관심으로 나타났다. 차츰 광주를 중심으로 압도적인 지지기반이 형성되면서 정치인으로서의 고마움을 갖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취지에 맞고, 지역균형발전에도, 광주에 대한 정치적 시그널로도 손색이 없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으로 추진된 것이다. 당장 현대자동차가 2대 주주로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생산된 소형 SUV의 판매도 맡기로 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광주시의 투자비도 엄청난 액수이거니와 은행 등 차입금도 만만치 않은 대규모 사업이다.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초기 투자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엄청난 투자가 불가피한 사업이기도 하다. 당연히 시장과 경제성에 대한 분석과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꼼꼼한 대비책도 필수적이다.

멀리 가지 않고 국내의 사례를 살펴보자.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뀐 쌍용자동차가 또다시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섰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엄청난 유동성이 생겨났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까지 겹친 영향으로 판매와 매출이 증가하면서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쌍용차 인수가 승자의 저주가 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만만치 않을 정도로 앞으로의 전망은 녹록하지 않다.

또 하나의 사례를 보자. 지난 2018년 5월31일, 공장 설립 22년 만에 문을 닫은 한국GM 군산공장은 국내에 건립된 마지막 자동차 공장이었다. 누비라를 시작으로 레조, 라세티, 크루즈 등을 생산하며 군산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엄청난 누적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철수했다. 중요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해서 한국GM과 르노삼성도 더 이상 국내에는 자동차 공장을 세우지 않았다. 그것은 어떤 의미인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세계적인 대기업도 쉽지 않다. 치열한 신차 경쟁으로 한순간 심각한 위기에 빠지고, 결국 도산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휘발유와 경유차를 넘어 LPG, 전기차, 이제는 수소차로 변화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고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그 많은 예산은 또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조달할 것인가? 만약 코로나19와 같은 위기가 또 다시 찾아온다면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 차량 주문이 밀려들고, 쌍용차 매각 등 자동차 시장이 변화되는 지금이야말로 가장 적절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 자동차 시장은 어려워지게 될 것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전기차 등 새로운 차종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을 갖추는 것도 만만치 않다. 해외 생산시설 확대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현대차 노조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자동차 산업은 100년을 내다보는 경영전략이 필요한 분야이다. 4년마다 선거를 통해 결정권이 바뀔 수 있는 지방자치 시스템과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대적인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아무리 목이 말라도 바닷물을 마실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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