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마당]5·18 그 무렵 / 시 - 나종복 |
| 2022년 05월 30일(월)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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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끓는
정의로운 땅
광주光州
주먹밥 나누어 먹으며
불의에 맞서 함께하던
뜨거운 함성을
깃발과 함성이
바람과 함께
피 흘리고 있음을
나는 보았다
자식들 생각에
피 끓는 광주光州
뜨거운 광장으로
달려가지 못함을
소주 한 병으로는
악몽을 쫓지 못하고
부끄러워
혼자 눈물
흘리고 있음을.
<나종복 약력>
▲ 한국문인협회 회원, 광주문인협회 회원
▲ 담양문학회 회원
▲ 現 광산구 본량동 행정복지센터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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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복 님의 시 ‘5·18 그 무렵’에서의 시적 화자는 5·18 민주화 운동의 치열함과 그 아픔을 다시 한번 상기킨다. 이 시에는 두 개의 시선이 존재한다. 아버지의 시선과 시적 화자인 나의 시선. 아버지의 시선에서 바라본 5·18의 비극이 먼저 시의 문을 열고 있다. 광주의 낮과 밤이 난도질당해 피투성이 된 오월. 노골적인 폭력이 총을 쏘아대는 오월. 그 모든 것을 아버지는 보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광주로 가지 못했다. 그런 아버지의 아픈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시적 화자의 시선이 시의 후반부를 열고 있다. 어린 자식들 때문에 광주로 가지 못하는 아버지의 뒷모습. 소주 한 병에 의지하지만 소주의 톡 쏘는 한마디가 아버지를 더 부끄럽게 했던 것일까. 악몽도 쫓지 못한 채 혼자 눈물 흘리게 한 예리한 칼날 같은 소주의 쓴맛이 아버지를 더 힘들게 했을까. 광주의 오월은, 아버지의 오월은, 시적 화자의 오월은 그렇게 야수의 발톱에 갈기갈기 찢겨 눈물 흘리고 있었다. 오월의 이 악행은 영원히 저주받아 마땅하다. 그걸 알기에 지금도 우리의 분노는 식을 줄 모르고 부르르 떨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