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 이대로 방치해 둘 것인가 / 김희준
2022년 06월 02일(목) 19:44
김희준 법무법인 LKB 대표변호사 / 前 광주지검 차장검사
투자는 자산을 증식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근로소득만으로는 자산을 모으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통상적으로 투자라고 하면 주식투자와 부동산 투자로 나누어졌다. 그러나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가 등장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투자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가상화폐 투자의 문제점은 규제법규의 공백으로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최근 시가총액이 세계 10위권 내이던 대표적인 김치코인인 루나가 99%로 대폭락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루나와 테라의 대폭락은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다. 스테이블 코인인 루나는 연 수익률 20%를 보장하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전 세계 투자자들은 이러한 수익률 보장에 열광하면서 루나를 사들였다. 이로 인해 루나는 지난 4월경 119달러까지 치솟으며 가상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으나, 지난달에 약 1천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외신은 루나와 테라 폭락 사태를 두고 ‘죽음의 소용돌이’라고 표현했다.

필자의 법무법인은 루나의 폭락사태로 피해를 본 피해자들을 대리해 최초로 권도형 대표 등 테라폼랩스 관계자들을 사기와 유사수신행위규제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이는 신정부 출범후 다시 부활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의 1호 사건이 됐다. 검찰은 루나, 테라사건은 서민 다중피해 사건인 만큼 법무부 내부검토를 거쳐 합수단의 1호사건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루나 폭락사태로 손해를 본 국내 피해자는 약 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외국의 피해자들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다. 필자의 법무법인에서 최초로 법적절차를 밟고 있다는 사실이 외신에서도 집중적으로 보도가 되자, 다양한 나라의 피해자들이 이메일을 통해 법적절차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오고 있다. 즉 루나사태는 비단 국내에 한정된 문제가 아닌 것이다. 대표적인 K-코인 내지 김치코인으로 알려진 루나와 테라의 폭락사태는 우리나라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었다. 그동안 K-컬처로 쌓아왔던 좋은 명성은 이로 인해 크게 희석되고 말았다.

사실 스테이블 코인의 문제점에 대해 필자는 사석에서 젊은층들과 여러번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 화폐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미국 달러나 유로화 등 법정 화폐와 1대 1로 가치가 고정되어 있는데, 보통 1코인이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된다.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 측에서는 10%-20%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루나 같은 경우는 20%의 수익률 보장을 내세웠다. 이러한 수익률 보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매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이 논리적으로 지속가능할지에 대해 필자는 의문을 품어왔다.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디에선가 그 이상의 수익을 내야 가능한데 과연 그것이 무엇이냐는 것이 필자의 기본적 의문이었다. 만약 그 부분이 명확하지 않다면 폰지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었다. 폰지사기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컫는 말이다.

이번에 루나와 테라의 폭락사태가 터지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루나와 테라의 발행 구조가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5월23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최근 스테이블 코인 영역에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며 “스테이블 코인은 신뢰할 수 있는 실물자산으로 뒷받침되면 달러 대비 가치가 1대 1로 안정적이지만, 자산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20% 수익을 약속한다면 그것은 피라미드 구조”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루나사태 전 필자와 논쟁을 벌였던 젊은층들은 루나사태가 터진 후 필자가 스테이블 코인의 문제점이 필자가 말한대로 터지지 않았냐고 하자, 루나와 테라는 스테이블 코인이 아니라면서 이미 발생한 현실조차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직도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었다.

가상화폐 투자는 이제 대세가 됐다. 가상화폐 투자로 막대한 부를 이루었다는 사람들의 소식이 여기저기서 자주 들려온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소문에 희망을 걸고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다. 가상화폐가 4차산업 혁명시대의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 부작용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현재는 누구나 코인개발을 할 수 있고, 상장여부도 거래소들의 독자적 판단에 맡겨져 있다. 필자의 주변에도 코인개발을 한다는 이들이 많이 있다. 과연 코인이라는 것이 그토록 쉽게 만들 수 있고 상장과정도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나 투명하지 않다면 루나사태와 같은 사건은 계속 발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정부도 가상화폐 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추어 공정하고 효율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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