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장기화…광주·전남 물류 차질 확산 국토부와 4차 협상 일몰제 연장·폐지 여부 합의 무산 OB맥주 출하 1/5로 감소…포스코 4만5천t 출하 막혀 김다인·여수=김진선 기자

2022년 06월 12일(일) 19:53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인 10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 입구에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화물트럭으로 물류 이송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총파업 6일 째를 맞은 12일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가 4차 협상에 돌입했지만 협의가 원만치 않아 광주·전남 물류 차질이 확산하고 있다.

국토부와 화물연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정부세종청사에서 물류파업 관련 협상을 재개했다.

전날 국토부 물류정책관과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이 참여해 3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일몰제 연장과 폐지를 두고 양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해 결렬됐다.

총파업 장기화로 광주·전남 곳곳에서는 이로 인한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광주의 경우 OB맥주 공장에서는 물류 소속 화물차 운전자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해 맥주 출하량이 평소 1/5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한 기아자동차 공장은 완성차를 운송할 카캐리어 차량 운전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수용 공간이 부족해져 생산 라인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 또한 원재료 수급을 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물류 이송이 멈추면서 공장에 출하하지 못한 제품이 쌓이고 있으며 일부 공장은 원재료를 제때 수급하지 못해 생산에도 제동이 걸렸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는 지난 7일 화물연대 총파업이 시작된 이후 철강 제품 등 4만5천t이 출하되지 못했다.

광양제철소는 국내의 경우 주로 화물트럭으로 육송했지만 파업이 길어짐에 따라 일부 긴급한 물량은 철도·선박으로 이송하고 있다.

수출입 관문인 광양항도 화물연대의 이송 거부 투쟁에 따라 사실상 물류 이송이 중단됐다. 광양항의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은 평시와 비슷한 61%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광양항에서는 통상 하루 4천34TEU가 반출됐지만 파업이 시작된 7일 이후 반출량은 ‘0’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한 여수산단도 물류가 쌓이고 있다. 업체들은 화물연대와 협의해 긴급한 물류를 일부 이송하고 있지만, 화물연대가 승인해준 이송 물량이 턱없이 적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종의 특성상 액체나 기체 물질은 곧바로 탱크로리에 옮겨 이송해야 하는데, 운송 중단으로 공장 가동이 멈추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화물연대 여수지부 사무실에는 긴급 이송을 요청하려는 업체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광양·여수지역에 400여명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나 큰 마찰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여수상공회의소와 여수지역 경제단체들이 지난 10일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조속하고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여수상의는 “화물연대는 원료와 수출 제품을 적재적소에 반·출입 활동의 주체로서 여수국가산단의 경쟁력에 기여하고 있어 역할과 중요성이 자명한 상황”이라며 “수출 성수기를 앞두고 경제 재건을 위한 노력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31개 단체도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공동입장문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의 3중고에 빠져있다”며 “당장 파업을 중단하고 운송을 복귀해야 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제 전차종·전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주장하며 이달 7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김다인·여수=김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