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자의 캔버스 산책]대숲길에서의 소고

2022년 06월 13일(월) 22:33

대숲에 들어서면 거닐고 싶다. 특히 새벽녘 대숲길은 얼마나 청량한지 모른다. 저절로 눈과 귀가 열린다. 그리고 마음까지 순결해진다. 도심에서 때에 찌들린 마음이 씻겨 내린다. 대숲은 그런 마법을 지닌 공간이다.

예전엔 어느 시골마을에서나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리 흔하지 않다. 그럼에도 한적한 시골 뒤켠엔 어김없이 대숲이 자리한다. 마주하면 몸도 마음도 깨끗해진다. 그리고 하늘을 나를 듯 가벼워진다. 그 개운한 마음을 대숲은 우리에게 선물한다.

대나무는 곧은 절개의 상징이다. 선비의 자존심이다. 사랑과 존경이 나도 모르게 우러난다. 이 자연 풍경 앞에서 나는 저절로 예술작품화에 나선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몸이 그렇게 따라가고야 만다.

대나무는 사계절 어느 때고 다 좋다. 봄엔 새들의 지저귐이 귓가를 서성이고 여름에 소슬 바람으로 시원함을 건네준다.

또 가을의 스산한 기운은 한없이 맑은 기운을 뿜어준다. 겨울의 눈과 달은 또 어쩌랴, 역시 우리의 가슴에 청량감을 흩뿌려준다.

청각, 촉각, 시각를 즐겁게 해주는 대숲길을 가만가만 따라 걷는다. 대나무가 뿜어낸 신선한 공기를 들이키며 힐링을 즐긴다.

내가 느낀 이 감흥을 작품을 통해 다른 이들도 공감해보길 기대한다. 그 희망을 갖고 붓질했다. 꼭 힐링될 거라 믿는다.

‘저높은곳을향하여-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