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못나 보여도 괜찮다고 생각”

‘우리들의 블루스’ 박지환 “자기연민 배제하고 연기”

연합뉴스
2022년 06월 13일(월) 22:45
배우 박지환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좀 형편없어도 어릴 때 같이 자란 친구들이 건강하면 그 사람도 건강함을 놓지 않는 것 같아요.”

사람 냄새 가득한 tvN 주말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거친 말투에 욱하는 성질을 지닌 정인권을 연기한 박지환은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지난 2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인권은 오일장에서 순댓국밥집을 운영하는 사장으로 과거에는 깡패였지만, 하나 남은 가족인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려고 애쓰는 아버지다.

20부작 옴니버스 드라마에서 1회부터 은희(이정은 분)에게 막말을 내뱉는 한 남자에게 웃통을 벗어 던지고 험상궂은 얼굴로 ‘개나리, 고사리, 쌈장 같은 새끼야’라고 위협을 가하는 강렬한 등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지환이 구사하는 제주도 사투리는 최근 천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2’에서 장이수로 분해 보여주는 옌볜 사투리와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캐릭터를 확실하게 드러내주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는 제대로 된 사투리를 소화하기 위해 몇 달 동안 공들여 준비한 박지환의 노력이 배어있다.

그는 정인권에 대해 “철이 들진 않았지만, 그냥 주어진 삶에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인권이가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낀 건 그 주변을 보고 알았다”며 “조금은 문제가 있고, 상처도 있는 인물이지만 곁에 (든든한 친구인) 은희가 있었고, (마을 어르신인) 춘희 삼춘, (부끄럽게 살지 말라고 한) 어머니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 안에서는 인권이가 거칠고 못나 보여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지환은 정인권을 연기하며 자기연민은 배제하려고 했다고 했다. 정인권 같은 캐릭터가 자기연민에 빠지는 순간 작품이 ‘신파’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실제 드라마에서 정인권은 말투만 거칠 뿐만 아니라, 생각도 거칠다. 술에 취해 욕설을 내뱉는 자신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아들을 향해서도 “니 내 쪽팔리니”라고 말한다.

박지환은 “정인권은 어느 순간 성장을 못 하고 그냥 그 상태 그대로가 인생의 전부라고 여기게 된 것 같다”며 “‘난 몰라’, ‘부족함이 없어’, ‘이대로 좋아’하면서 자기연민 없이 살아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정인권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든다. 아들 정현(배현성)이 과거에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가 지금은 앙숙처럼 지내는 방호식(최영준)의 딸 영주(노윤서)를 임신시켰다는 것이었다.

눈이 돌아간 정인권은 아들 정현에게 손찌검을 하고, 영주에게는 아기를 떼자며 팔을 잡아끈다. 그런 정인권에게 정현의 말이 비수처럼 날아와 꽂힌다. “아버지가 평생 창피했다”는 것이다.

모든 감정이 소용돌이친 이후 정인권과 정현은 비가 세차게 퍼붓는 날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린다. 이 장면을 보고 ‘폭풍 오열’했다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박지환은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낳기로 한 정현과 영주, 서로에 대한 앙금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지만, 이전보다는 가까워진 정인권과 방호식의 결론을 보며 노희경 작가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따뜻함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 기사는 광주매일신문 홈페이지(www.kjdaily.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jdaily.com/1655127953576723078
프린트 시간 : 2023년 12월 02일 08:09:27